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혁신위원회를 꾸려 내분을 수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손학규 대표와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6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오 원내대표는 10일로 예정된 미래당 의원 모임에서 혁신위원회 구성을 포함한 당내 화합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미래당의 내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혁신위원회의 구성과 역할을 놓고 의견 대립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서다.
미래당은
손학규 대표 중심의 ‘호남파’와 '바른정당·안철수계 연합'이 대립하고 있다. 바른정당계인 오 원내대표가 최근 취임한 뒤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갈등이 더욱 커졌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이런 내부 갈등을 수습할 해법으로 정당 관련 의제와 사안을 논의할 혁신위원회를 꾸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 원내대표와 손 대표도 혁신위원회 구성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혁신위원장 인사를 놓고 오 원내대표는 정병국 의원을 미는 반면 손 대표는 외부인사 영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혁신위원회의 권한을 놓고도 오 원내대표는 정당 현안에 관련된 전권 위임을 고려하고 있지만 손 대표는 당내 갈등 해결에 국한하고 있다.
미래당 윤리위원회가 최근 손 대표에게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말했던 바른정당계 하태경 최고위원의 징계를 결정하면서 혁신위원회에 관련된 논의 자체가 뒤로 밀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 원내대표가 하 최고위원의 징계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호남파인 송태호 미래당 윤리위원장의 불신임을 요구했지만 손 대표가 거부하면서 양쪽의 갈등이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 원내대표는 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윤리위원장은 손 대표와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인 만큼 윤리위가 공정성, 중립성,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최고위원들이 판단하고 있다”며 손 대표와 윤리위를 향한 불신을 나타내기도 했다.
다만 손 대표가 지나치게 커진 내부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오 원내대표의 혁신위원회 구성안을 어느 정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손 대표는 5일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에게 “정병국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선정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포함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민 미래당 원내대변인도 “의원 다수가 혁신위의 설치 필요성에 공감했고 손 대표도 마찬가지”라며 “‘정병국 혁신위원회’ 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논의가 더 필요한 만큼 10일 의원 모임에서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도 정 의원의 혁신위원장 선정을 손 대표와 갈등을 봉합하는 첫 걸음으로 보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4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손 대표의 퇴진을 꼭 전제로 한다기보다는 미래당의 구성원 대다수가 요구하는 ‘정병국 혁신위원회’부터 오랜 경험과 경륜을 갖춘 손 대표가 조속하게 결단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