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2020년 1월부터 적용되는 원화 예대율규제 강화에 대비해 원화 예수금을 늘리는데 힘을 쏟고 있다.
5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해부터 새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하고 시장성 CD(양도성예금증서)를 발행하는 등 원화 예수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원화 예수금에는 요구불예금, 저축성예금, 수입부금, 주택부금 등이 포함된다.
2019년 1분기 기준 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고는 134조 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늘어난 수치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전체 예금은행 정기예금 잔고는 710조9923억 원이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1.7% 늘었다.
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고가 다른 은행보다 많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부터 농협 특화상품을 출시하고 고금리 특판상품을 내놓는 등 선제적 대응전략을 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NH농협은행은 농협 특화상품인 NH더하고나눔정기예금을 판매해 정기예금 잔고를 크게 늘렸다. 지난해 9월 출시해 5개월 만에 30조 원의 판매실적을 달성했다.
NH더하고나눔정기예금은 예금에 가입한 고객의 부담 없이 NH농협은행이 1년 평균잔액의 0.01%를 농업·농촌 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조성하는 공익적 취지가 담긴 예금상품이다.
지난해 4월 올원뱅크 전용 특판예금(최고 연 2.4%)을 출시했으며 e금리우대예금(최고 연 2.35%)을 판매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늘리고 있다. 원화시장성 양도성예금증서 잔액을 최대 1%까지 원화 예수금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2018년 말 양도성예금증서 발행 잔고는 5780억 원에 이른다. 2018년 3분기보다 6배 넘게 증가했다.
양도성예금증서는 시장성 양도성예금증서와 대고객 양도성예금증서로 나뉘는 데 전체 발행규모가 증가한 것은 원화 예수금 확보를 위해 시장성 양도성예금증서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3일에도 3천억 원 규모로 시장성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발행했다.
NH농협은행이 원화 예수금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2020년 1월부터 원화 예대율(원화 대출금을 원화 예수금으로 나눈 값) 산정기준이 변하기 때문이다.
내년 1월부터 원화 대출금 규모를 산정할 때 가계대출에 115%, 개인사업자대출에 100%,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기업대출에 85%의 가중치를 부여한다. 현재는 모든 항목에 100%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
원화 예대율을 100% 이하로 관리하려면 가계대출은 줄이고 기업대출은 늘려야 한다.
하지만 가계대출 잔액을 급격하게 줄이거나 위험관리 차원에서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리기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에 원화 예수금 확보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으로 NH농협은행의 원화 예수금은 217조 원, 원화 대출금은 200조 원으로 원화 예대율은 92.1%다.
시중은행 원화 예대율은 국민은행은 99.6%, 신한은행 99.2%, 하나은행 98.5%, 우리은행 96.4% 등이다. 규제가 강화되면 이들 모든 은행의 원화 예대율은 5%포인트 정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90% 후반 정도의 예대율을 보이고 있는 시중은행들은 ‘조’ 단위의 예수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3분기부터 은행권에서 새 산정기준에 따른 예대율 관리문제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