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2020년 농가소득 5천만 원 달성에 한 걸음 다가서고 있다.
하지만 영농 규모별, 영농 형태별로 농가소득 격차도 커지고 있는 점은 또다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탈에 따르면 2018년 농가소득은 4207만 원으로 2017년보다 10%가량 늘며 2017년 농가소득 증가율 2.8%를 크게 웃돌았다.
‘평균’ 농가소득은 늘었지만 영농 규모별, 영농 형태별로 농가 사이에 소득격차는 커졌다.
농가경제조사 자료를 살펴보면 2018년 경지 규모 10헥타르(ha) 이상 농가소득은 1억3천만 원으로 2017년에 비해 30% 이상 올랐다.
반면 상대적으로 경지 규모가 작은 1.5헥타르 미만 농가소득은 평균 소득 증가율 10%에 미치지 못했다. 경지규모 0.5헥타르 미만 농가는 소득 증가율이 5%에 그쳤다.
영농 형태별로도 농가소득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쌀을 생산하는 농가소득은 지난해 3278만 원에 그쳤다. 축산농가 소득 7824만 원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2018년 기준 전체 농가 수는 약 102만 가구로 집계됐는데 그 가운데 쌀을 생산하는 농가 수는 38만 가구에 이른다. 평균 농가소득 4207만 원을 달성했지만 40%가량의 농가는 소득 증가를 체감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김 회장은 2020년 농가소득 5천만 원 달성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하지만 평균 농가소득의 증가와 함께 영농 규모별 소득격차를 완화하는 데도 힘을 쏟아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농협은 소득격차 해소를 위해 올해 중소 규모 농가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중소 규모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산물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지역농산물(로컬푸드) 직매장을 늘리기로 했다.
중소 규모 농가는 생산한 농산물이 많지 않아 판매처를 찾기 힘들다. 생산량이 적은 만큼 가격 협상력도 낮아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
농협이 지역농산물 직매장 운영을 담당해 중소 농업인은 소비자와 직거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김 회장은 취임 3주년 간담회에서 “농협마다 로컬푸드 직매장을 운영하고 2022년까지 직매장 수를 현재 200개에서 1100개로 5배 이상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쌀 생산농가의 소득과 직결된 쌀 값 안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쌀 수확기에 맞춰 벼 매입자금을 별도로 편성해 쌀 수매가격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에도 벼 매입 지원을 위해 1조9천억 원을 투입해 조곡(도정하지 않은 벼 나락) 40kg당 6만3천 원 수준을 유지했다.
농협은 쌀 공급 자체를 줄이기 위한 ‘논에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논에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은 논에 벼 대신 다른 소득작물 재배를 유도해 쌀 과잉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쌀 이외 식량작물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작물별로 일정한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농협경제지주는 사업에 참여하는 농가의 확대를 위해 최종 이행실적에 따라 1헥타르당 약 14만원의 영농자재 쿠폰 등을 제공한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앞으로 농가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해 농가유형별로 소득 증가 및 감소요인을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올해도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정부 및 농업관련 단체, 민간기업과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