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퀄컴이 스마트폰업체에 통신반도체를 공급하며 반독점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미국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퀄컴에 지불하는 반도체 가격이나 기술 사용료를 낮추며 수혜를 볼 수도 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미국 연방법원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퀄컴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법 관련된 소송에서 연방거래위의 손을 들었다.
법원은 퀄컴이 통신반도체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스마트폰업체에 통신반도체를 판매하면서 동시에 기술사용료를 부과하는 관행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을 포함한 스마트폰업체가 법원의 이번 판결로 퀄컴에 지불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바라봤다.
퀄컴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에 통신반도체를 공급하면서 스마트폰 판매가격의 5% 안팎에 이르는 기술사용료도 받는 방식의 계약을 맺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퀄컴이 통신반도체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인 만큼 이런 결정에 반대하기 어려워 높은 금액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미국 연방법원의 이번 판결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유리한 방식으로 퀄컴과 다시 통신반도체 공급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도 2016년에 비슷한 혐의를 들어 퀄컴에 1조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스마트폰업체와 통신반도체 공급 계약조건을 다시 협상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중국과 유럽 당국에서도 이미 퀄컴을 상대로 비슷한 제재조치를 내놓았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퀄컴이 항소를 준비하고 있어 법원의 이번 결정이 곧바로 스마트폰업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22일 미국 증시에서 퀄컴 주가는 하루만에 10.86% 떨어져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