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미국 정부의 제재에 발맞춰 화웨이에 기술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화웨이가 스마트폰과 통신장비에 직접 개발해 적용하던 시스템반도체를 사용하기 어렵게 돼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화웨이는 ARM과 거래 중단이 현실화되면 구글의 기술 지원이 끊기는 것보다 더 큰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BBC 보도에 따르면 영국 ARM은 최근 화웨이에 기술거래를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ARM이 화웨이에 제공하던 반도체 설계기술에 미국의 기술이 일부 포함돼 있어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미국 기업의 부품이나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조치를 결정했다.
ARM은 주로 스마트폰 프로세서에 쓰이는 시스템반도체의 원천 설계기술을 제공하는 회사다.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이 개발하는 스마트폰 프로세서가 모두 ARM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화웨이는 스마트폰과 통신장비에 사용하는 시스템반도체를 직접 개발해 탑재하고 있는데 ARM의 설계기술을 활용하기 어려워지면 사업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이 연구원은 "화웨이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거의 대부분에 ARM의 설계가 사용된다"며 "ARM이 없다면 화웨이가 바퀴 없는 자동차와 같은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화웨이뿐 아니라 세계 IT업계 전체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불확실성에 빠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화웨이가 ARM의 거래중단에 따른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세계가 기술 분야에서 냉전 시대에 빠져들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