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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그룹의 ‘이재용 시대’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어떤 역할을 할까?
홍라희 관장이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야구장에 나란히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지 1년이 지나면서 경영권 승계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홍 관장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번 야구장 동반관람도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 관장은 21일 오후 이 부회장과 함께 삼성라이온즈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열리는 서울잠실야구장을 찾았다.
두 사람은 병원에서 TV로 중계를 보다 선수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깜짝 관람'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홍 관장이 야구장에 직접 모습을 보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 부회장은 야구광으로 소문나 종종 삼성전자 임직원들과 야구장을 찾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모자가 나란히 야구 관람에 나선 것은 전례가 없었다.
홍 관장은 지난해 5월 이건희 회장이 자택에서 쓰러져 입원한 뒤 대외활동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 관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내비친 것은 손에 꼽을 정도다.
최근 들어 홍 관장은 대외활동을 늘리고 있다. 홍 관장은 지난 21일 리움미술관을 찾아 전시현황과 사업현안을 살펴 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일에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함께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을 찾아 ‘마크 로스코’ 전을 관람하기도 했다.
홍 관장은 지난해 12월 이 부회장의 막내딸이 출연하는 발레공연 ‘호두까기 인형’을 이 부회장과 함께 관람하며 손녀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또 지난 3월 송인상 효성그룹 고문의 빈소에도 참석해 삼성그룹 안주인으로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홍 관장이 수만 명의 관람객이 모인 야구장에 모습을 비친 것도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경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한다.
이 부회장은 최근 들어 삼성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선임됐다. 이 부회장은 또 올해 호암상 시상식에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참석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이라는 직함만 빼고 사실상 삼성그룹을 승계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홍 관장이 이 부회장과 함께 야구장을 찾는 모습을 대중에게 보임으로써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를 사실상 공식화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승계받으려면 무엇보다 홍 관장의 의중이 중요하다. 홍 관장은 이건희 회장의 1대 상속인이다.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부회장은 매일같이 이 회장이 입원해 있는 삼성서울병원을 찾아 경영보고를 한다. 최근 들어 이 회장 자택을 자주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홍 관장은 이 회장의 핵심 상속인인 데다 이 회장을 간병하고 있어 삼성그룹의 경영과 관련해 최근 직간접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맨 출신으로 지난 1월 ‘삼성의 몰락’을 펴낸 칼럼니스트 심정택씨는 홍 관장이 이 회장 사망 뒤 재산의 66%를 받게 되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더라도 어머니의 영향권 아래 놓일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