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회사 화웨이는 올해 7월 영국에서 5G통신이 가능한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를 출시하기로 확정하며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에서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기술 추격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접히는 디스플레이의 기술력 뿐 아니라 스마트폰 자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현하는 과정도 까다로와 삼성전자가 경쟁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졌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회사 ‘로욜’이 세계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를 내놨을 때도 업계는 디스플레이와 소프트웨어 구동 등에서 사실상 5년 전 삼성전자가 선보인 기술력과 다를 것이 없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언론에 리뷰용으로 배포한 갤럭시폴드 시제품에서 △보호필름 제거에 따른 화면작동 오류 △장시간 사용 때 화면 들뜸 △왼쪽 화면의 깜빡거림 △힌지 부분 이물질 유입 △왼쪽 화면이 오른쪽 화면보다 빠르게 재생되는 젤리 스크롤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중국 화웨이가 삼성전자보다 먼저 폴더블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한국 등에서 갤럭시폴드 출시를 잠정 연기하고 기술결함을 살펴보고 있는데 사실상 6월에도 출시가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많다.
갤럭시폴드 출시일자를 6월13일로 밝혔던 미국 통신사 AT&T는 최근 홈페이지에서 일정을 삭제했고 다수 외신과 증권업계도 삼선전자가 갤럭시폴드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갤럭시폴드가 커버글래스와 힌지 등의 구조적 문제로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며 “초기 불량이슈를 잡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화웨이는 7월에 5G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를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특히 화웨이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경도와 강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명 폴리이미드필름(CPI,Colorless Polyimide)을 커버윈도우 위아래에 모두 두 차례 코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접히는 디스플레이를 채용하는 구조적 특성상 일반스마트폰에 적용되는 강화유리가 아닌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으로 코팅해야 하는데 삼성전자는 갤럭시폴드 코팅처리를 한 차례 한 것으로 파악됐다.
▲ 갤럭시폴드 결함.
화웨이의 이런 조치는 갤럭시폴드와 같은 내구성, 불량 등의 문제를 초기에 잡아 시장에서 완성도를 인정받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화웨이의 메이트X가 ‘아웃폴딩’ 방식으로 구현돼 ‘인폴딩’ 방식의 삼성전자 갤럭시폴드보다 기술력이 한 단계 낮다고 평가하기도 했으나 이번에 완성도를 높여 시장 출시에 성공하면 사실상 폴더블 스마트폰 경쟁에서 화웨이가 승기를 잡게 될 수도 있다.
화웨이뿐 아니라 중국 샤오미, 오포 등의 스마트폰 제조회사들도 발빠르게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레노버는 최근 폴더블 기술력을 활용해 접을 수 있는 노트북 시제품을 시장에 공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샤오미와 오포, 레노버에게 밀리며 최근 점유율 순위가 8위까지 떨어졌는데 폴더블 경쟁에서도 선제적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점유율을 다시 회복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2019년 1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샤오미는 점유율 4위, 오포는 6위, 레노버는 7위에 안착해 있다.
특히 샤오미는 경쟁사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100만 원대 수준의 ‘미폴드’ 혹은 ‘미플렉스’ 라는 이름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올해 2분기에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LG전자는 현재 LG사이언스파크 VIP체험관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전시하고 있으나 아직 출시계획을 놓고는 구체적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는 적자 해소를 위해 사업부 규모를 줄이는 단계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을 여유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본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최근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42%까지 줄어들고 있어 전술적으로 혁신을 보여줄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