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웨이 등 스마트폰회사들이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런 추세가 구글에게 당장 큰 위협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확고한 데다 앱 확보 등 독자적 생태계 조성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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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사업부문 회장 |
그러나 이들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자체 운영체제 사용을 확대할 경우 향후 구글이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자체 모바일 운영체제(OS)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모바일 운영체제 ‘타이젠’을 탑재한 가칭 ‘Z2’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타이젠 기반의 첫 스마트폰 Z1을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 출시했다. Z1은 인도에서만 50만 대 이상 판매됐다.
중국 스마트폰업체 화웨이도 독자 모바일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T전문매체 GSM아레나 등 외신들에 따르면 화웨이는 독자 모바일 운영체제를 3년 동안 개발해 오고 있으며 이 운영체제를 탑재할 신제품도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체 모바일 운영체제를 아직까지 내놓지 않고 있다. 대신 자체 웨어러블 기기용 운영체제를 스마트워치 신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LG전자가 자체 모바일 운영체제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LG전자는 MS의 윈도나 모질라의 파이어폭스 등 다른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핀란드 스마트폰 제조업체 욜라의 모바일 운영체제 ‘세일피시’도 중국 인도에 이어 거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꼽히는 러시아에서 영향력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정부는 최근 세일피시를 기본 운영체제로 지정했다. 이를 통해 안드로이드와 iOS 등 미국산 모바일 운영체제 의존도를 50%까지 끌어내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러시아 스마트폰시장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IT 전문가들은 안드로이드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이런 시도가 현재 안드로이드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안드로이드와 iOS 중심으로 재편된 생태계에서 앱과 개발자를 확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모바일 운영체제가 성공하려면 그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앱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타이젠폰을 출시하려 했지만 관련 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출시를 번번이 미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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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리 페이지 구글 CEO |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안드로이드는 지난해 세계 모바일 운영체제시장에서 점유율 81.5%를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이 안드로이드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계속 확대할 경우 구글도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생태계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웨어러블과 가전에 타이젠 스마트폰을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 타이젠 OS용 앱 장터를 182개국으로 확대했다.
또 인도 중소기업부와 손잡고 인도학생들에게 타이젠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교육도 실시하기로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 2위와 3위를 차지했다”며 “이들의 탈 안드로이드 시도가 당장 구글에게 큰 위협은 아니지만 향후 스마트가전이나 일부 중저가 모델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런 추세가 확대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