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폴크스바겐, GM 등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친환경차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성큼성큼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토요타는 일본 정부의 지원 아래 수소연료전지차를 친환경차 주력모델로 밀고 있다. 폴스크바겐은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카드로 친환경차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GM은 미국시장에서 쉐보레 볼트로 테슬라와 전기차 경쟁을 시작했다.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에서 글로벌 탑2에 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의 친환경차 투자를 보면 현대기아차의 목표는 상당히 멀리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토요타, 수소연료전지차를 밀지만 불안한 미래
토요타는 친환경차시장에서 수소연료전지차를 밀고 있다. 토요타는 지난해 말 첫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를 6천만 원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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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키오 토요타 토요타 CEO |
토요타는 수소연료전지차를 연간 700대정도 생산할 수 있다. 토요타는 올해 말까지 200억 엔(약 18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가능 대수를 2천 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토요타는 2017년 말까지 수소연료전지차 생산가능대수를 연간 3천대까지 끌어올리려고 한다.
토요타의 미라이는 일본에서 인기가 좋다. 벌써 1500대 넘게 계약이 체결됐다. 개인고객 비율도 40%나 된다.
일본정부는 수소연료전지차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차 충전소를 3천 곳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선수단 차량을 수소연료전지차로 사용해 '일본=친환경 수소연료전지차' 이미지를 각인하려고 한다.
그러나 토요타 수소연료전지차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충전소 한 곳 설치하는데 비용이 최소 30억 원이 들어간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없으면 인프라를 구축하기가 어렵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는 수소연료전지차시장이 2020년에도 1만 대 미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토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가 일본에서만 사용하는 ‘일본식 친환경차’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토요타가 올해 ‘CES 2015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수소연료전지차 관련 특허를 2020년까지 무상으로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우려와 맥을 같이 한다.
토요타 관계자는 "주요 특허를 공개함으로써 수요연료전지차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토요타가 공개하는 수소연료전지차 관련 특허는 무려 5600개가 넘는다. 토요타가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친환경차 목록에서 빠지는 것도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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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의 수소차 미라이 |
미국 소비자전문지 컨슈머리포트는 ‘2014 최고의 자동차 모델’에서 프리우스를 최고의 친환경차 모델로 선정했을 정도로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에 강하다.
그러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나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와 달리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2018년부터 미국 친환경차 목록에서 제외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기를 이용해 가솔린 연료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일 뿐 순수한 전기차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토요타로서 친환경차시대를 준비하는 데 마음이 더 급해진 셈이다.
토요타는 수소전지연료차 외에도 전기차와 디젤분야에서 기술적 보완을 위해 포드, 테슬라, BMW와 기술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토요타는 이런 협력을 통해 연구개발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도요타는 이를 통해 친환경차시장에 대비해 모든 가능성에 보험을 들어놓고 있는 것이다.
◆ 폴크스바겐, 친환경차에 막대한 투자
폴크스바겐은 8종의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토요타나 테슬라같이 수소연료전지차나 전기차시장을 주도하는 자동차회사가 아니다. 전기차시장도 2013년 처음 진출했을 정도다.
그러나 폴크스바겐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 가운데 친환경차에 대한 위험부담을 가장 적게 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폴크스바겐이 엄청난 투자를 통해 고연비자동차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폴크스바겐은 2018년까지 전기차 시장 1위를 목표로 매년 100억 유로(한화 12조 원) 이상을 친환경차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폴크스바겐 빈터콘 회장이 올해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밝힌 지난해 친환경차 투자금액만 115억 유로(한화 14조 원)에 이른다.
현대기아차가 2020년까지 친환경차 연구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액수가 11조여 원인 점을 감안하면 폴크스바겐은 친환경차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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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 빈터곤 폴크스바겐 회장 |
폴크스바겐 빈터콘 회장은 “폴크스바겐은 연구개발을 위해서 4만6천여 명의 연구원과 개발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은 특정 친환경차에 의존하지 않는다. 폴크스바겐은 고효율의 디젤엔진과 DSG라고 불리는 더블클러치변속기를 바탕으로 일반내연기관 차량들의 연비를 극대화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 제품군 가운데 57개 모델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95g 이하다. 빈터콘 회장은 "디젤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사람들은 이산화탄소 목표 달성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고효율 내연기관차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폴크스바겐 관계자는 "폴크스바겐은 하나의 라인에서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디젤, 가솔린 등을 함께 생산할 수 있어 생산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고 생산량도 시장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은 내연기관차의 높은 연비를 앞세워 강력한 환경규제가 실시되더라도 다품종 소량생산과 합리적 가격으로 판매량을 충분히 채워갈 것이라고 자신한다.
현대차도 친환경차 전략과 관련해 폴크스바겐을 적극 벤치마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GM, 친환경차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서
GM은 토요타나 폴크스바겐에 비해 연비경쟁에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리 바라 GM CEO는 유가하락을 놓고 “GM에게 분명한 기회”라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바라 CEO는 친환경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올해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저유가는 일시적 상황일 뿐 장기적으로 보면 반드시 연비가 좋은 차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GM은 올해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2세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모델 볼트(VOLT)를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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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 CEO 메리 바라 |
2세대 볼트(VOLT)에 LG화학과 공동개발한 배터리가 들어가는데 용량이 16㎾로 전기차 모드로만 8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2세대 볼트(VOLT)의 주행거리는 640㎞ 이상이다.
GM이 내놓았던 볼트(VOLT) 1세대 모델은 2010년 출시된 이후 북미시장에서만 9만대 정도 팔렸다. 그러나 1세대 볼트는 2013년 3만6천대, 지난해 2만 대 수준으로 판매량이 계속 줄어들었다.
바라 CEO는 “1세대 볼트는 성공적이었지만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GM은 볼트(VOLT) 2세대 모델 출시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장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GM은 또 다른 친환경차 모델로 순수전기차 볼트(BOLT)도 내놓는다.
바라 CEO는 올해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쉐보레는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전기차의 기준을 한 단계 다시 높였다”며 전기차 볼트를 공개했다.
GM은 전기차 볼트가 300KM 이상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가격은 3만 달러(3300만 원)로 판매한다.
이로써 GM은 북미시장에서 전기차 테슬라와 경쟁하려고 한다. 테슬라의 전기차는 가격이 6~7만 달러대에 이른다. 테슬라 전기차는 올해 1분기에만 1만 대 이상이 팔렸다. 테슬라도 GM에 맞서 3만 달러 대의 전기차 출시를 예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