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의원을 오신환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러나 오 의원 본인과 일부 미래당 의원들은 물론 자유한국당에서도 교체를 반대하고 있어 갈등이 커지고 있다.
▲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과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관영 미래당 원내대표는 24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의원인 오신환 의원을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결정했다.
오 의원이 사법개혁특별위에서 여야4당이 합의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반대표를 던질 의지를 보이자 김 원내대표가 교체를 선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은 23일 공수처 설치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각각 추인했다.
공수처 설치 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최종 지정되려면 사법개혁특별위에 재적하는 의원 가운데 5분의3(11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현재 사법개혁특별위에 소속된 여야4당 의원 수는 11명이다. 오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면 공수처 설치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이 무산된다.
김 원내대표는 24일 오 의원을 만나 공수처 설치 법안에 찬성해 달라고 설득했지만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사법개혁특별위 소속 의원을 바꾸겠다는 강수를 뒀다.
채 의원은 미래당 당대표 비서실장인 만큼 사법개혁특별위 소속 의원이 된다면 공수처 설치 법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원내대표가 사법개혁특별위 소속 의원를 바꾸겠다는 공문을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보내고 문 의장이 이를 승인하면 교체절차가 끝난다.
그러나 오 의원 본인과 유승민·지상욱·하태경·유의동 미래당 의원 등은 교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국회 의사과로 내려와 공문 제출을 물리적으로 막고 있다.
오 의원은 “(사법개혁특별위 소속 의원의 교체는) 내 소신과 원칙에 반하는 문제인 만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당 의원들도 국회의장실을 찾아 문 의장에게 오 의원의 사·보임을 허가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문 의장과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뺨을 문 의장이 만졌다는 이유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한국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던 도중 저혈당 쇼크를 일으켜 병원으로 옮겨졌다.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문 의장이 심한 충격을 받아 쇼크상태에 놓였다”며 “절대안정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고 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