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이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언론로조 회의실에서 열린 '태영건설은 지상파 방송 지배주의의 자격이 있는가'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국언론노조 SBS본부(SBS노조)가 SBS에서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의 가족회사 지원에 동원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SBS 노조는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부회장과 가족의 회사 소유 건물을 SBS가 지어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뮤진트리 사옥을 사례로 들었다. 이 건물은 이 부회장과 뮤진트리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뮤진트리는 이 부회장 부인 박모씨가 대표를 맡았다.
노조에 따르면 뮤진트리는 2005년 서울뮤직퍼블리싱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고 박 대표가 지분 96%, 친인척인 박모씨가 지분 4%를 보유했다.
뮤진트리는 SBS콘텐츠허브의 전신인 SBS프로덕션으로부터 해외에 수출하는 SBS 콘텐츠 음악을 재가공하는 하청을 독점해 매년 매출 십수억 원대를 보장받았다.
2008년 SBS가 지주회사체제로 개편되고 콘텐츠 유통 기능이 SBS콘텐츠허브로 이관되고 서울뮤직퍼블리싱은 뮤진트리로 이름을 바꿨다.
뮤진트리는 2014년 전체 매출의 85%, 2015년 65%, 2016년 87%를 SBS콘텐츠허브 용역으로 벌어들였다. 영업이익률은 2014년 42%, 2015년 47%, 2016년 17%였다.
노조는 “불공정거래를 통해 이 부회장 일가에 엄청난 돈을 몰아준 것”이라며 “적어도 200억 원대 안팎의 수익이 이 부회장 가족회사로 흘러들어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노조는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의 묵인이 없이는 불가능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
윤세영 명예회장,
윤석민 회장과 수십년간 인연을 맺어오고 태영건설 CEO로 경영을 도맡았던 이 부회장의 끈끈한 관계가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사업기회”라며 “범죄행위를 사실상 지원하고 묵인한
윤석민 회장, 유종연 콘텐츠허브 전 사장 등 관련자들도 사법적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윤석민 회장이 SBS콘텐츠허브 경영권을 SBS에 매각한 뒤에도 측근들로 SBS콘텐츠허브 이사회를 장악한 이유가 이런 행각이 탄로나는 걸 막으려 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노조는 “빼돌려진 SBS 콘텐츠 수익으로 측근들과 돈 잔치를 벌인 것이 뮤진트리 한 곳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조합원들 제보도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BS콘텐츠허브는 “뮤진트리 관련 건은 지난해 3월 노사 합동감사에서 이미 지적된 내용”이라며 “뮤진트리는 재작년 7월 경쟁입찰로 사업자에 재선정됐으며 작업 품질과 가격조건이 우수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