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베트남에서 소형 배터리사업의 성장발판을 만든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소형 원통형 배터리를 함께 키워 전지사업본부의 성장에 속도를 더욱 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소형 배터리사업 육성의 장으로 베트남시장을 선택했다.
8일 LG화학에 따르면 베트남이 소형 배터리사업의 주요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LG화학은 중대형 배터리시장에서 파우치형 전기차 배터리로 수주 기준 세계 1위를 차지한 만큼 소형 배터리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일 LG화학은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 계열사 빈패스트와 배터리팩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VLBP’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두 회사는 VLBP를 통해 전기스쿠터 등 경전기 이동수단에 쓰일 배터리팩을 함께 생산한다. 장기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팩 생산에도 협업하기로 했다.
경전기 이동수단에 쓰이는 배터리팩은 소형 원통형 배터리를 이용해 만드는 것으로 합작법인 설립의 무게추가 소형 배터리사업 육성 쪽에 놓여있음을 알 수 있다.
LG화학이 베트남을 소형 배터리사업 육성의 장으로 선택한 이유는 베트남에서 관련 수요가 폭발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오토바이 등록대수는 2018년 기준으로 4550만 대로 이는 등록된 전체 교통수단의 95%에 이르는 수준이다. 미등록 오토바이를 합치면 5천만 대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베트남에서 미세먼지 문제가 본격화되면서 오토바이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내놓은 ‘2018년 세계 주요도시 공기오염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시는 동남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공기 질이 좋지 않은 도시다.
이에 하노이시는 2030년까지 오토바이의 시내 진입을 금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만큼 전기스쿠터 등 소형 배터리팩을 필요로 하는 친환경 경전기 이동수단의 육성에 나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말이 나온다.
빈패스트가 소형 배터리사업을 위해 LG화학과 손을 잡았다는 점도 그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글로벌 소형 배터리시장의 성장추세가 가파르기 때문에 LG화학은 베트남을 거점으로 삼아 다른 나라로 사업을 확장할 수도 있다. 인도네시아나 태국도 미세먼지 문제가 국가적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소형 이동수단의 에너지원으로 전기배터리를 채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배터리시장 조사기관 B3에 따르면 소형 배터리의 글로벌 수요는 2015년 23억 개 수준에서 2019년 60억 개 수준까지 늘어났다. 연 평균 27%가량의 성장률을 보이며 폭발적으로 성장한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