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뱅크, 토스뱅크 등 제3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는 은행들은 어떤 차별화된 중금리대출을 내놓을까?
두 은행은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CSS)을 활용한 소상공인, 자영업자 전용 중금리대출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 확보에 예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토스 로고(위), 키움증권 로고(아래).
7일 인터넷전문은행업계에 따르면 키움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자본, 인력 등 필요한 자원을 준비하고 있다.
키움뱅크와 토스뱅크는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 없이 기존 신용평가회사의 신용평가 시스템만으로 이뤄지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대출은 포화상태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 초기와 달리 최근 중금리대출 비중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1월 정책 중금리 대출상품인 ‘사잇돌대출’을 출시한 뒤 3월까지 이 상품으로만 1200억 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하고 매년 1조 원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
케이뱅크도 지난해 대출액의 약 30%를 6~10% 수준의 중금리로 제공한 데 이어 올해 초 내놓은 ‘케뱅페이 쇼핑머니’ 대출을 통해 신용등급 7~8등급에게까지 소액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금리대출상품은 케이뱅크의 ‘슬림K 신용대출’을 제외하면 신용평가회사의 신용평가 시스템을 활용해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뒤늦게 신용평가회사의 신용평가 시스템을 토대로 하는 대출시장에 뛰어들어 봐야 기존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에서 얻어낼 것이 많지 않다.
키움뱅크와 토스뱅크는 기존 대출시장에서 소외된 계층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회사의 신용평가 시스템은 공개된 소득과 재산 규모 등이 신용등급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다.
이에따라 상대적으로 노출되지 않는 현금거래와 현금자산 등이 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신용등급 산정에서 불이익을 입는 사례가 많았다.
토스뱅크를 준비하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는 이렇게 기존 대출시장에서 소외된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금융 소외계층’ 규모를 1200만 명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키움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의 장점을 살린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을 개발해 이들을 위한 대출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키움뱅크는 28개의 주주사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금융회사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뱅크는 대주주인 다우기술(키움증권)을 포함해 SK텔레콤, 11번가, 세븐일레븐, 롯데멤버스 등 정보통신기술과 유통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대기업을 주주로 확보했다.
토스뱅크는 모바일금융 플랫폼 토스에 쌓인 금융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토스에는 1100만 명에 이르는 회원들이 카드, 은행계좌, 등 모든 금융 정보를 등록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대형 은행에서도 할 수 없는 입체적 신용평가가 가능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토스는 이미 이런 기술을 활용해 SC제일은행의 소액 대출심사 업무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의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 개발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 개발에 성공하면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큰 도움이 돼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카카오뱅크가 1년 넘게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을 완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발에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