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영남권 신공항을 반대하는 목소리에 맞서 부산 울산 경남의 여론을 결집하기 위해 홍보를 강화한다.

지금처럼 산발적이고 분열된 여론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김해공항 확장정책을 중단할 당위성을 얻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오거돈, 영남권 신공항 여론 모으기 위해 홍보전 펼칠 군자금 마련

오거돈 부산시장.


29일 부산시청에 따르면 부산시의회는 이날 제276회 임시회를 열고 2019년도 추경예산 7579억 원을 의결했다.

이번 추경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부산시 정책홍보를 담당하는 시민행복소통본부에서 영남권 신공항을 홍보하기 위한 예산 12억 원을 받아냈다는 점이다.

부산시청 관계자는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와 홍보영상 제작, 신문광고 등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 홍보영역을 전국적으로 넓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이번 추경을 통해 영남권 신공항 홍보에 더욱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이 영남권 신공항 이슈를 주도하고 있지만 부산지역 여론은 아직 하나로 모아져 있지는 않고 있다.

오 시장은 특히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주도하는 반대진영에 대항해 영남권 신공항 홍보활동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김해공항 확장을 수용했던 서병수 전 부산시장은 25일 동구에 개인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활동을 다시 시작할 기미를 보였다. 

서 전 시장을 중심으로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등 부산 내부의 영남권 신공항 반대진영이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서 전 시장은 24일 페이스북에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은 2026년 안에 개항해야 한다”며 “이제 와서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려놓고 다시 논의하자는 것은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말해 영남권 신공항 반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지역 시민들의 이목을 서 전 시장을 비롯한 영남권 신공항 반대세력이 아닌 찬성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25일 부산 등 전국 일간지에 “김해신공항은 잘못된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판하는 광고를 내면서 대규모 홍보전을 예고했다.

오 시장과 울산, 경남지역 자치단체장들의 열의와 별개로 지역시민들의 영남권 신공항 호응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도 오 시장이 홍보 확대를 결심하게 만든 요인이다.  

오 시장은 송철호 울산시장, 박성호 경남도지사 권항대행과 함께 김해공항 확장을 백지화하고 영남권 신공항을 새롭게 추진하기 위해 발 벗고 뛰고 있다.

하지만 최근 김해공항 확장방안을 두고 진행된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정작 시민들의 영남권 신공항 관심도가 낮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부산·울산·경남 시민단체들은 2월 청와대 홈페이지에 김해공항 확장 취소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냈다. 당시 목표는 100만 명이었다. 

그러나 마감일인 27일까지 해당 청원에 동의한 사람은 4905명에 불과했다. 목표인 100만 명은커녕 청와대의 국민청원 답변기준인 20만 명에도 못 미쳤다.

800만 명에 이르는 부산 울산 경남 시민들의 여론을 하나로 뭉치는데 실패하면 국토교통부가 이미 확정해 진행하고 있는 김해공항 확장방안을 취소할 만한 명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