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한화투자증권의 자사주를 처분해 200억 원대의 자금을 확보했다.
주 사장은 이 자금을 한화투자증권의 기업금융과 유가증권운용 부문의 역량강화에 사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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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 |
한화투자증권은 30일 자사주 350만 주(4.2%)를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전체 매각대금은 약 239억 원에 이른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매각을 통해 자사주 보유지분을 기존 5.29%에서 1.08%로 줄였다. 우선주 12.50%는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주 사장은 자사주 매각대금을 한화투자금융의 투자은행과 유가증권운용(S&T) 부문 강화에 사용하기로 했다. 주 사장은 올해 들어 투자은행의 부동산구조화 파트를 강화하고 유가증권운용 조직을 개편하는 등 두 부문에 힘을 싣고 있다.
투자은행은 기업의 장기자금 조달이나 인수합병,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금융을 맡는다. 유가증권운용은 주식이나 채권 등 유가증권을 운용해 수익을 내는 분야다. 주식거래와 유상증자 주관 등이 해당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무수익 자기자본인 자사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차원에서 투자은행과 유가증권운용 부문에 매각대금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투자은행 부문에서 영업수익 176억 원을 냈다. 2013년보다 17% 증가했다.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을 주선하는 부동산구조화사업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한화투자증권 투자은행 수입 가운데 78%를 부동산구조화가 차지할 정도다.
유가증권운용 부문은 지난해 영업수익 419억 원을 냈다. 2013년보다 49%나 늘어난 수치다. 권해근 한화투자증권 유가증권운용본부 부사장은 지난달 기업설명회에서 “유가증권운용본부가 올해 영업수익 1천억 원 이상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주 사장은 투자은행과 유가증권운용부문을 키우면서 리테일(소매금융)부문의 부진을 보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리테일은 주식위탁매매와 개인자산관리 등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사업을 가리킨다.
주 사장은 2013년 취임하자마자 350여 명 규모의 인원을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주 사장은 또 고객수익률을 보전한다는 목표 아래 개인성과급도 폐지하는 등 체질개선도 추진했다. 그러나 한화투자증권 리테일부문은 지난해 순손실 449억 원을 냈다. 2013년 331억 원에서 규모가 커졌다.
리테일부문이 다루는 총자산도 지난해 21조6천억 원으로 줄었다. 2013년보다 1조9천억 원이나 감소한 수치다. 개인고객자산은 2014년 11조 원을 기록했다. 2013년보다 1조5천억 원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투자증권은 대규모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증권시장이 활황을 맞이한 뒤에도 리테일 부문의 실적 회복세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투자은행과 유가증권운용부문을 키워 안정적 수익창출원(캐시카우)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