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이 미국 듀폰사에 수천억 원의 배상금을 내는 조건으로 6년 동안 끌어온 소송전을 끝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고부가 첨단섬유시장에서 실익을 얻는 데 집중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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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
29일 블룸버그 보도와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 핵심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미국에서 진행해 온 듀폰과 소송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총액 3억6천만 달러(약 3845억 원)의 배상금과 벌금을 내는 조건으로 소송종결 합의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상금은 코오롱이 듀폰에 지급할 배상금 2억7500만 달러와 검찰에 낸 벌금 8500만 달러를 더한 금액이다.
코오롱은 듀폰과 고강도 첨단섬유소재 아라미드(Aramid)를 둘러싸고 지난 6년 동안 소송전을 치러왔다.
듀폰은 2009년 코오롱이 방탄복이나 방한복 등에 쓰는 아라미드 제조기술을 코오롱이 빼돌려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고소했다.
듀폰에서 해고당한 직원이 코오롱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아라미드 섬유 ‘케블라’에 대한 영업비밀을 불법으로 취득했다는 것이 듀폰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법원 대배심은 2012년 코오롱이 듀폰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기소했고 지금까지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코오롱은 듀폰이 미국시장 진출을 방해하고 있다며 독점금지 소송을 내기도 했다.
코오롱은 2011년 1심에서 듀폰에 9억1990만 달러 배상과 관련 제품 생산 및 판매금지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어 재심결정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웅열 회장이 고부가 첨단섬유시장에서 실익을 얻기 위해 장기간의 소송을 합의로 끝내려고 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아라미드 섬유시장 규모는 2조 원으로 추산된다. 코오롱은 아라미드 기술을 이용해 배상금액을 뛰어넘는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코오롱의 배상금 지급 합의안이 받아들여질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재판을 맡은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지방법원은 30일 공판을 열어 이 제안을 받아들일지 결정할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