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2기 내각’을 구성할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후보자들에게 제기되는 여러 의혹을 샅샅이 파헤치겠다며 날선 검증을 예고하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정치적 공세 등 무분별한 의혹 제기를 최대한 방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왼쪽부터)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
24일 국회에 따르면 25일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를 시작으로 모두 7명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잇달아 열린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26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27일 열린다.
이번에 장관이 교체되는 정부 부처는 모두 7개로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2기 내각으로 받아들여진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개각 규모가 작지 않은 만큼 후보자의 적격성을 적극적으로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지난 내각도 ‘이보다 나쁠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 개각은 최악보다 더 나쁘며 경악할 수준의 인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놓고는 부동산 투기 의혹이 집중적 공격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후보자는 거주하고 있는 경기 성남 분당구 정자동의 아파트를 후보 지명 직전에 장녀 부부에게 증여하고 이틀 뒤 장녀 부부와 임대차계약을 맺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꼼수 증여’ 의혹을 받고 있다.
최 후보자는 세종시에도 아파트 분양권을 지니고 있으며 배우자 명의로 보유한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는 현재 매물로 내놓았다.
부동산 투기를 지양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대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 장관의 자격을 지녔는지를 놓고 여야의 시각이 갈리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집중적 검증대상에 올라 있다.
김 후보자는 과거 민간인 신분일 때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을 통해 정부의 대북정책 뿐만 아니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사건을 놓고도 ‘통과의례’라고 표현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김 후보자는 과거 발언들이 도마 위에 오르자 SNS계정을 삭제하고 유감의 뜻을 보였다.
▲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왼쪽),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
하지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김 후보자는) 통일부 장관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인사청문회에서 험난한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실은 “박 후보자가 2006년 12월 중앙대학교 법학논문집에 제출한 학술논문의 4개 문단이 박영정 한국문화정책연구원 소속 연구원의 2006년 10월 보고서에 실린 문장들과 거의 일치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후보자측은 “중앙대학교 법학논문집에 제출한 자료를 학술세미나 발제자료일 뿐 논문이 아니다”라며 “중앙대가 후보자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등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에서 현역 의원 불패 신화가 계속될지도 관심사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변경한 전례가 있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다주택 소유 논란과 아들의 이중국적 문제 등이 인사청문회에서 집중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