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플리카 대표이사가 신한금융그룹 없이 제3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칭) 출범을 추진한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 등으로 구성돼 혁신성에 강점이 있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미래를 확신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신한금융그룹이라는 최대 조력자가 빠지면서 급격히 흔들리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을 지키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모바일금융 토스는 신한금융을 대신할 만한 자본력 있는 회사를 토스뱅크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금융위가 정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마감일은 27일이다.
이 대표는 토스뱅크를 대형 금융지주가 참여하지 않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만들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이 토스뱅크 컨소시엄에서 빠져주길 먼저 요청한 것도 이 대표 측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뱅크가 금융위의 예비인가를 받는데 성공한다면 대형 금융지주가 참여하지 않는 유일한 인터넷전문은행이 된다.
이 대표는 신한금융 등 대형 금융지주 없이도 금융위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항목을 살펴보면 1천 점 만점 가운데 사업계획의 혁신성이 350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 대주주 및 대주주 구성계획, 각종 설비 등은 배점이 각각 100점에 그친다.
토스뱅크는 중소기업 대출 등에 초점을 맞춘 사업계획과 스타트업이 참여한 주주 구성 등을 내세우고 있는데 업계는 이런 부분이 금융위 평가의 혁신성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신한금융그룹이 빠져 문제가 될 수 있는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에 관해서도 금융위는 절대적 자본금 규모보다는 사업계획에 따른 자본조달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보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
문제는 이 대표가 컨소시엄 구성원의 추가 이탈을 막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날 신한금융 다음으로 큰 규모의 주주인 현대해상도 컨소시엄에서 발을 빼겠다는 뜻을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에는 전자상거래 플랫폼회사인 '카페24', 간편회계 서비스 ‘캐시노트’를 만든 '한국신용데이터', 부동산중개서비스 회사 '직방', 온라인 패션쇼핑몰 '무신사' 등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사례를 볼 때 인터넷전문은행시장은 수익을 내기까지 최소 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대표와 남은 스타트업들은 이 기간 적자를 부담하며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인데 이들 회사의 규모를 감안하면 어려운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회사들 상당수가 신한금융의 ‘이름 값’을 믿고 컨소시엄에 참여한 만큼 컨소시엄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토스뱅크 컨소시엄 구성원들 가운데 규모가 있는 회사뿐만 아니라 일부 스타트업도 신한금융의 안정성을 믿고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으로 안다”며 “신한금융이 떠나면서 토스뱅크에 불안감을 느낀 스타트업들이 컨소시엄을 연쇄적으로 탈퇴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토스 관계자는 "신한금융과 현대해상이 컨소시엄에서 빠졌지만 금융위 예비인가를 계획대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