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2019년 3월20일 삼성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삼성전자> |
삼성전자가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가 하락과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주주들에 호된 질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20일 삼성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경영진과 주주는 삼성전자 추산 1천명가량으로 지난해 400명 정도에서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5월 주식을 50분의1로 액면분할한 뒤 소액주주 수가 대폭 늘어나면서 주주총회 참석자도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주총회가 시작된 뒤 입장한 삼성전자 주주들은 주주총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줄을 선 뒤 입장하기까지 1시간가량을 기다려야 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삼성전자가 소액주주 참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좌석 수를 지난해 주주총회의 2배 정도로 늘렸지만 정해진 엘리베이터로만 입장할 수 있어 시간이 크게 지연됐기 때문이다.
주주총회에서 발언권을 얻은 한 주주는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뒤 주주총회 참석자 증가를 충분히 예상하고 원활한 진행을 준비해야 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은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내년에는 더 넓은 시설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주주총회가 시작된 뒤 진행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대표이사들이 사업부문별 경영성과와 계획을 발표한 뒤 질의응답을 진행할 때 발언권을 얻은 주주들이 공개적으로 삼성전자 주가 하락과 실적 부진 등에 불만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한 주주는 “삼성전자 주가가 액면분할 직후 5만3천 원이었는데 지금은 4만3천 원 안팎”이라며 “삼성전자 임원진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중국과 인도 스마트폰사업 부진, 경쟁사인 중국 화웨이의 5G 통신장비사업 성장 등 현안과 관련해 삼성전자에 더 뚜렷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왔다.
고동진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지난 2년 동안 모든 것을 바꾸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최근 시장에서 새 스마트폰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가 5G 관련된 사업에서 인수합병을 포함한 다양한 성장전략을 검토하거나 추진하고 있다며 기술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직원들의 안전을 더 확실하게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자 김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안전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겸허히 반성하겠다”며 “안전을 최우선 경영목표로 강조하는 문화가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주들이 내놓은 의견은 대체로 삼성전자가 국내 최대 기업에 걸맞는 위상을 지키기 위해 기술 경쟁력과 기업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발전해야 한다는 것으로 모아졌다.
한 주주는 “삼성전자가 모든 국민에 존경을 받아야 하는데 돈만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최근 반가운 변화들이 있지만 더 존경받을 수 있는 기업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