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KEB하나은행장 내정자가
함영주 행장의 지원을 받아 KEB하나은행의 조직안정을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지 내정자는 21일 취임식 직후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면담한다. 이 자리에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도 함께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은 2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 내정자를 공식 행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확정한다.
지 내정자의 금감원 방문은 금융당국과 관계개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2018년 초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셀프연임’에 반대하며 하나금융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올해 초에는 함 행장의 연임을 두고서도 ‘채용비리 사건’을 문제 삼으며 우려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금감원은 은행장 내정자가 금융감독원장을 예방하는 것은 관례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지 내정자가 취임 직후 금감원 회동을 잡은 데다 함 행장과 함께 자리를 마련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인다.
그만큼 금융당국과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KEB하나은행 내부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함 행장이 무난히 연임할 것이란 추측이 많았는데 올해 초 금감원에서 하나은행 사외이사와 직접 면담하며 함 행장의 연임에 우려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하나은행 내부에서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함 행장은 2월 말 직접 용퇴를 결정하며 하나금융과 금융당국의 불편한 관계가 이어질 여지를 없앴다. 이번 만남에서도 자리를 함께하며 지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윤 원장 역시 최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함 행장의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임기 연장을 놓고는 “하나금융 쪽 결정이므로 그런 것까지 구체적으로 지시할 수는 없다”며 한층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지 내정자는 함 행장의 지원을 바탕으로 금융당국 뿐만 아니라 하나은행 내부의 지지기반을 얻는 데에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함 행장은 지 내정자를 행장 후보로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명동 하나은행 어린이집 개원식에 함께 참석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 내정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 내정자는 은행 경력 가운데 절반가량을 중국과 홍콩에서 보낸 ‘중국통’으로 꼽히지만 그런 만큼 국내 은행업계에서 쌓은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동시에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하나은행 안팎에서 두터운 신뢰를 쌓아두고 있는 함 행장이 지 내정자를 확고하게 지원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점만으로도 지 내정자로서는 상당한 힘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 내정자가 이번주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행장에 임명되는 만큼 새 행장으로서 미리 업무 파악에 나서고 있다”며 “함 행장과 돈독한 관계를 바탕으로 하나은행 안팎에서 신임을 얻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