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증권거래세 폐지 여부와 관련해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을 놓고 기재부가 반박했다.
윤태식 기재부 대변인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증권거래세와 관련해 일부 매체에서 말하듯 홍 부총리가 의견을 바꾸거나 오락가락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현재 민주당의 ‘가업상속 및 자본시장과세 개선 태스크포스팀’과 함께 증권거래세 제도를 개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윤 대변인은 “증권거래세 폐지를 놓고 정부와 민주당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정부도 논리를 갖추고 의견을 내놓고 있다”며 “민주당을 일방적으로 따라 의견을 받아들였다는 말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홍 부총리는 증권거래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과세 형평성과 조세 합리성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증권거래세 폐지는 아니라고 말했던 만큼 그 부분의 의견도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1월 중순까지 증권거래세에 관련해 정부에서 확정된 의견이 없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증권거래세 폐지 또는 세율 인하에 힘을 싣자 홍 부총리는 2월 한 인터뷰에서 “증권거래세율을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야당과 일부 매체를 중심으로 홍 부총리가 청와대와 민주당의 압박에 밀려 증권거래세와 관련된 기존 의견을 뒤집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홍 부총리가 경제정책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대변인은 “언론에서 제기되는 문제 가운데 어느 정도는 경청해야 할 부분도 있다”면서도 “일부 매체가 보도한 몇몇 사례는 지나치게 비판적인 데다 홍 부총리가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다소 있었던 부분도 많다”고 해명했다.
그는 “홍 부총리는 당정청 또는 당정 사이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경제 원 톱’으로서 실질적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며 “경제현안의 주요 비공개회의나 ‘녹실회의’를 통해 정책을 내부적으로 조율하는 업무를 적극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19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2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최근 경제동향과 주요 경제현안을 보고한다.
기재부는 18일 ‘2기 경제팀의 그간 중점 추진정책 점검 및 향후 추진 방향’ 보도자료를 통해 홍 부총리가 100일 동안 거둔 성과와 아쉬운 점을 평가했다.
성과로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허가를 비롯한 민간 투자 프로젝트의 어려움 해소를 꼽았다. 규제 샌드박스제도의 시행, 사회적 대타협 기구, 현장 중심의 정책 운영, 청와대와 경제팀의 긴밀한 소통 등도 들었다.
향후 숙제로는 수출과 투자 부진, 고용과 분배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일을 꼽았다. 2019년 목표로는 경제성장률 2.7%와 일자리 증가 목표 15만 개를 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