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영정이 ‘세월호 천막’에서 4년8개월 만에 자리를 옮겼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유족들은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에 있던 희생자 304명의 영정을 옮기는 ‘이안식’을 진행했다.
▲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유족이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에서 희생자들의 영정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정은 2014년 7월 설치된 세월호 천막에 안치된 뒤 4년8개월 만에 이곳을 떠나게 됐다. 세월호 천막이 유족들의 뜻으로 18일 자진 철거되는 데 따른 절차다.
이안식은 묵념과 불교, 천주교, 기독교 순으로 진행된 종교의식, 추모낭독과 혼을 떠나보내는 진혼의식 등으로 진행됐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은 추모낭독에서 “세월호 천막은 촛불 항쟁의 발원지이자 중심지”라며 “영정을 빼고 분향소를 닫지만 진실을 마주할 때까지 행진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장훈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도 “우리는 이곳에서 단식과 삭발을 했고 물대포와 싸웠다”며 “위급한 상황에서 국가는 국민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사회자가 희생자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를 때마다 영정사진을 받아 미리 준비한 검은 상자 안에 넣었다. 일부 유족들은 영정을 받으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유족 대표와 서울시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정을 서울시청 신청사의 지하 서고에 일단 보관했다. 영정을 어느 곳으로 완전히 옮길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서울시는 18일 세월호 천막을 철거한 뒤 이곳에 세월호를 추모하는 ‘기억·안전 전시공간’을 만든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체험과 시민참여형 전시공간으로 조성해 4월12일 공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