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9-03-12 15: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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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놓고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해찬 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본회의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나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으로 부르는 것을 보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대한민국 국가원수 모독죄”라며 “민주당은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법률적 검토를 즉각 진행해 국회 윤리위원회에 (나 원내대표를) 회부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도를 넘은 것을 떠나 용납할 수 없는 망언”이라며 “국회법 146조에 따라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거들었다.
이 대표는 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를 ‘좌파 정권’으로 여러 차례 말한 점에도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정말 진정한 합리적 보수세력이 나와야 그분들이 이 나라의 한 기둥으로 자리 잡고 함께 갈 수 있다”며 “(자유한국당 정도의) 정치의식와 냉전의식은 국민에게 결코 동의와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도 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강한 유감을 나타내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12일 ‘나경원 원내대표 발언 관련 청와대 입장’에서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가원수는 물론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을 모독했다”며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모독하는 일이 혹여 한반도 평화를 두려워해서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만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국가원수 모독죄로 보고 청와대도 동조한 데 실소가 나온다”며 “‘김정은 정권의 수석대변인’은 미국의 유력 통신사에서 2018년 9월 제목으로 썼고 국내에도 다수 보도됐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나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더 이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연단 앞으로 나와 강하게 항의하자 한국당 의원들도 맞서면서 연설이 중단됐다. 나 원내대표가 연설을 재개한 뒤에도 고성과 야유가 오갔고 민주당 의원 일부는 연설 도중 퇴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