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기자 hyunjulee@businesspost.co.kr2019-03-11 16: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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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우발채무에도 불구하고 사업 규모 확대의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11일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위험이 낮은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금융(IB)부문의 사업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부동산담보대출비율(LTV)이 낮은 국내외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골라 주선하고 해외대체투자에도 선순위로만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의 강점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해 해외 대체투자, 기업대출 등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올해 들어서만 규모가 큰 사업도 많이 따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면서 우발채무도 급격히 증가했지만 최 부회장은 올해에도 공격적 투자기조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우발채무란 현 시점에서 채무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향후 우발적 사태가 발생하면 채무가 될 가능성이 있는 채무를 뜻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우발채무는 2018년 1분기 4조7천억 원 규모에서 같은 해 4분기 6조6천억 원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1년도 되지 않아 2조 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도 184.3%를 보였다. 주요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이 63.7%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3배가량 높은 수치다.
우발채무 증가에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오래 전부터 리스크 관리에 힘써왔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09년부터 부동산금융 전문 증권사로 손꼽힐 만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서 강점을 보여 왔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특성상 위험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최 부회장은 일찍부터 리스크 관리에 힘써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결과 지금까지 우발채무가 현실화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은 철저한 검토와 리스크 관리를 통해 과거부터 뛰어난 자산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이 원칙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최 부회장은 리스크 관리를 전담하는 실무자들과 함께 주마다 2회씩 자체적으로 투자심사위원회를 열어 직접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 부회장은 여러 단계를 거쳐 온 것을 결재하는 전통적 방법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실무자들과 머리를 맞대면서 세부사항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절차를 거쳐 사업을 검토하면 의사소통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우발채무를 줄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사업의 규모를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금융 이외에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