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상반기에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과 디스플레이 수요 감소의 영향을 받아 부진한 실적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인텔의 새 CPU 출시로 하반기부터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반등하고 삼성전자의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도 본격화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감소폭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며 "2분기까지 실적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대형 LCD 패널의 가격 하락과 스마트폰시장 침체에 따른 중소형 올레드의 수요 부진으로 디스플레이부문에서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영업이익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도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축적된 반도체 재고가 쌓이고 메모리반도체 출하량 증가세도 지속되면서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1분기 D램 출하량은 지난해 4분기보다 2% 늘어나고 평균가격은 23%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4% 줄고 가격은 24%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3분기부터 반도체사업에서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인텔의 새 PC와 서버용 CPU가 3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어 IT기업들의 서버 투자 확대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IT기업들의 서버 투자가 늘어나면 삼성전자의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공급도 증가할 수 있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탁생산사업에서 경쟁사보다 빠르게 EUV(극자외선)공정을 도입해 경쟁력을 높인 점도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EUV공정을 활용해 대형 반도체 고객사들의 위탁생산 물량을 수주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실적 성장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사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며 "실적과 기업가치에 모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30조150억 원, 영업이익 38조3310억 원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도 연구원의 기존 전망치와 비교해 매출은 2%, 영업이익은 14.2% 줄어드는 수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