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리어케어 헤드헌팅 전문가들이 인수합병(M&A) 전문가 수요 전망을 놓고 대화하고 있다. |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인수합병(M&A)을 놓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도 이런 기업 채용 수요에 발 맞추어 한국의 M&A를 주도하는 전문가 집단에 대한 연구와 풀(Pool)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커리어케어는 이와 관련해 28일 M&A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산업별 전문 헤드헌터들의 좌담회를 열었다.
윤문재 본부장(이하 윤) “미래사업본부 M&A TF팀에서 고객기업에 상시 추천할 수 있는 M&A 전문가DB(풀)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이 M&A를 한다는 의미는 내부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생존, 발전해 나가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이 전 산업영역에 걸쳐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가고 파생되는 포지션 수요도 동시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듯이 M&A 프로젝트도 전 분야에 걸쳐 폭넓게 추진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M&A 전문가 포지션의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관련 포지션이 인기 있는 베스트셀러 라고 한다면 M&A전문가 포지션은 꾸준한 스테디셀러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각 산업 분야별로 M&A 전문가 포지션이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고 향후 시장 전망과 변화 추이에 대해 각 분야별 전문가로서 의견을 주시면 좋겠다. 아무래도 금융분야가 가장 활발하지 않나? 금융부문 서기원 전무께서 M&A 전문가 포지션의 현재 상황과 향후 시장 전망을 말해 달라.”
서기원 전무(이하 서) “M&A 관련해서 금융 쪽은 M&A 서비스를 하는 업종이다. 실제로 M&A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있고 프로젝트 성사 이후 관리하는 것도 기업들이 할 텐데 중간에서 딜을 발굴하고 관련 서비스를 해 주는 것이 금융회사들이다.
과거에는 M&A 프로젝트가 고도의 보안 속에 소리 없이 이루어 졌다면 지금은 M&A 전체 시장 규모도 커지고 수요도 많아져서 통상적 경영활동의 하나로 인식될 만큼 일반화 되고 있다. 과거에 기업들이 진행하던 M&A 과정 중 상당 부분의 프로세스가 금융권으로 아웃소싱이 되면서 마치 M&A가 금융권의 주요 사업처럼 커져가고 있고 금융기관에 들어오는 의뢰도 증가하고 있는 등 M&A 프로젝트의 주류가 금융권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금융회사의 IB(투자은행) 영역에서 주도하고 있고 또 전문적으로 M&A를 목적으로 조성된 펀드(펀드는 일시적으로 M&A를 담아 놓는 수단임)를 운영하는 사모펀드(PEF) 도 이 시장의 주역이다. 이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고 전통적인 퍼블릭 시장, 주식, 채권, 대체투자 쪽 등 기업금융에 관련된 전체 M&A시장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에 관련된 각 분야별 M&A 전문가 수요 역시 동반하여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현순 전무(이하 송)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시장구조가 조금 차이가 있다. 전문 제약기업의 경우 오너 중심의 구조이고 바이오산업의 경우 대기업 핵심 계열사로서 미래 먹거리 창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너 중심의 전문 제약기업은 M&A에 대해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실제 성사된 사례도 다른 분야에 비해 많지는 않다. 그러나 대기업 중심의 제약·바이오회사들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 연구개발(R&D) 역량 구축,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 측면에서 M&A 프로젝트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가장 활발하게 M&A 성장전략을 추진하는 곳이 SK다.
SK는 M&A 전략으로 해외 바이오기업과 공장을 겨냥했다. SK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체결한 해외기업 M&A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진행했다. 작년에 미국 바이오회사 ‘암팩’을 약 5100억 원에 인수했으며 SK바이오텍은 BMS의 아일랜드 생산라인을 1800억 원에 사들였다. 이 M&A를 통해 SK는 미국·유럽 모두 생산기지를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약회사의 핵심 미션은 신약 개발이지만 신약 개발에는 많은 투자와 기간이 소요된다. 통상 5-10년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하고 있다. 신약을 못 내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기에 M&A를 통해 부족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방식이 최근 몇 년 동안의 추세이다.”
윤 “전통적 제약분야와 바이오산업 사이의 온도 차이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시장 내 M&A 수요는 계속 증대해 가는 것이 아닌가?”
송 “바이오 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작은 회사들의 합종연횡은 꾸준히 있을 것이다. 다만 전통적 제약산업과 오너 중심의 제약회사의 특징이 존재하기 때문에 현재 활발한 것은 아니지만 추세로는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글로벌시장에서 M&A는 매해 300건 정도 된다고 한다. 최근에는 다케다가 영국 회사 샤이어를 샀고 BMS도 미국회사 셀진을 인수했다.”
윤 “2017년에 국내 바이오 전문기업 휴젤을 베인캐피탈이 1조 가까운 돈을 들여서 M&A를 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베인캐피탈은 세계적으로 강력한 헬스케어 회사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초대형 사모펀드인데 휴젤을 M&A 했다는 것은 국내 바이오 기술력에 대한 인정과 동시에 국내기업이 글로벌 탑티어 레벨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송 “그렇게 볼 수 있다. 아까 언급한 SK의 M&A는 국내기업도 언제든지 글로벌기업을 인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다.”
윤 “M&A시장에서 금융과 바이오 영역은 그 움직임이 매우 활발해 보인다. 그렇다면 고객 접점이 가장 다양하고 시장 커버리지가 넓은 소비재 분야는 어떤가?”
정명조 상무(이하 정) “빅딜에는 대규모의 투자가 필수적이다. 기업 내부의 자금만으로 대형 M&A를 성사시키고 우량 글로벌 기업을 인수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PE들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빅딜을 진행한다. 전략적투자자인 기업과 재무적투자자인 사모펀드 사이의 전략적 콜라보레이션이 필수적이다.
CJ 사례를 들어서 설명 드리겠다. 콜마가 1조 3천억에 CJ 헬스케어를 샀다. CJ는 헬스케어 매각을 통해 종잣돈을 만들고 실탄을 장전해 글로벌시장으로 나간다. CJ 제일제당이 작년 말 미국의 대형냉동식품회사 쉬완스를 2조원에 인수했다. 그룹 차원에서 인수와 매각이 연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경영복귀와 함께 물류, 엔터테인먼트, 바이오, 식품 4개 핵심영역으로 그룹을 재편하고 글로벌 탑티어로서 ‘Great CJ’를 선언하면서 100조 매출의 목표를 향해 무섭게 달리고 있다. 그룹 내 핵심계열사들이 M&A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이런 그룹 차원의 글로벌 행보에 대한 실천전략인 것이다. 그 어느 기업보다도 M&A 전문가에 대한 영입노력이 적극적이다.”
윤 “전체 산업·시장에서 M&A시장에 대한 확대와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망되는데 기업 차원에서 봤을 때 해당 분야에 필요한 M&A 전문가의 인재상이 있는지 또는 어떤 인재를 선호하는지, 각 산업별 차이가 있을까 궁금한데 얘기해 주시면 좋겠다.”
송 “경영학 전공, 재무적 배경(Finance Background)의 조직과 김앤장 법무팀, PwC 헬스케어팀이 많이 함께 외부 업체와 딜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또 인수합병 이후의 운영은 또 다른 것 같다.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고 특정한 사람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서 “특별하진 않다. M&A는 결국 자산을 사고 파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나누면 판매자(Sell side)와 구매자(Buy side)가 있다. 구매자라고 하면 자산을 사서 자산의 가치를 높여서 가치를 취하는 쪽이고 판매자는 중간에서 서비스를 하면서 수수료를 받는 사람 쪽이다. 기업 쪽이 구매자고 금융 쪽이 판매자다.
전문성을 따질 때면 재무적 배경(Financial Background)는 당연히 있어야 되고 회계사가 선호되며 M&A 초기 단계에서는 인더스트리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컨설팅회사에서도 찾는다. 때문에 이런 경력의 컨설턴트나 회계사, 법률자문(변호사)이 많다. 이런 분들이 프로젝트 경력을 쌓아서 기업 쪽(사업, 전략기획, M&A 총괄)으로 가는 케이스가 많다.”
윤 “기업 내에서 실제 M&A 프로젝트를 경험해 본 사람에 대한 시장 수요가 많은 것 같다. 법무법인(로펌)에서만 해 본 사람, 투자은행(IB)에서만 해 본 사람이 아니라 한 사례로 골드만삭스에 있다가 기업에 가서 M&A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전문가를 찾는 경우도 많다. 주요 기업별 상황은 어떠한가?”
정 “전통적으로 M&A를 통해 성장한 경우와 아닌 경우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SK 같은 경우는 M&A를 통해 그룹이 성장해왔고 성공케이스 또한 풍부하다. 때문에 내부에서 성장한 M&A 전문가 그룹이 견고하게 구축이 되어 있다. 따라서 외부에서 M&A 전문가를 영입할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다.
CJ의 경우는 앞서 언급한대로 그룹의 성장전략 상 M&A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어 외부에서 영입해야 할 전문가 수요가 많다. 기업 내부에서 M&A 프로젝트를 진두 지휘한 전문가 그룹을 선호하지만 실제 영입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글로벌 투자은행 배경을 가진 M&A 자문(advisory) 중에서 그룹 관련 딜의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을 영입하려 한다.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그룹 현안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이 되어있고 조인 후 조기에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추가로 재무자문이 가능한 회계법인에서 주니어로 시장 분석이나 그룹 분석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거나 주니어로서 M&A프로젝트팀에 참여해서 성사까지 마쳐 이도 선호하는 것 같다.”
윤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M&A 전문가를 세분화해서 분야별로 그리고 계층(grade)별로 구분을 하면 시장의 수요에 바로 대응이 될까?”
서 “계층(grade)은 결국 그만큼의 집중적인 경험이 있었느냐에 따라 구분해야 할 것 같다.”
윤 “M&A전문가를 연령대 별로 구분하면 어느 정도부터 유의미한 그룹인가?”
송 “전략컨설팅펌의 기준으로 어쏘시에이트 컨설턴트 이상.”
정 “나이로 말하자면 35세 이상 정도이다.”
윤 “35세 이상부터 고도의 숙련된 전문가까지 분야별 카테고리를 나누어 (모듈을 만들어서) 커리어케어는 고객 맞춤형 M&A 전문가 풀을 구축하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나?”
서 “그렇게 하기 위해 TFT를 운영하는 것이다. 시니어급 전문가 풀은 대부분 노출되어 있는데 주니어와 중간쪽이 현재 찾기 힘들기 때문에 이 허리부문까지 커버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DB)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숨어있는데 저희 레이더에 잡히지 않은 곳이 있는데 그게 벤처 쪽이다. 제가 보기에는 그 분들도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 우리 데이터베이스에 올라올 것이다.”
윤 “마지막으로 M&A를 통한 변화가 우리가 체감할 만큼의 변화인 것인지? 변화를 위해 준비할 것은 무엇인가?”
정 “국내 사모펀드시장이 열리면서 재무구조가 안 좋지만 시장성이 있는 기업들에 투자를 해서 기업가치를 높이고 기업도 살리고 투자자들에게 수입도 돌아가는 선순환도 많이 있었다. 이렇게 재무적으로 업그레이드하려면 합병 이후 작업(Post Merger)이 필요하다. 구조조정이나 재무적인 건전성을 위해 합병후 통합(PMI)이 필요하므로 그런 쪽의 인력에 대한 수요도 있을 것이다.”
송 “M&A 이후 운영(오퍼레이션) 쪽 수요도 따라오는 것 같다. 따라서 M&A와 운영 전문가를 같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 “창업 2~3세대로 넘어오는 오너들의 세대교체에 따른 지배구조의 변화에서 오는 M&A 수요가 필연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3세대는 해외에서 MBA를 공부했거나 유학파가 많다. 그래서 금융에 밝다. 전략적 이유도 많지만 재무적 이유도 많을 것이다.”
윤 “경영승계와 뉴 리더십 변화에 따른 포트폴리오 변화가 있을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장기화된 저성장 기조는 기업의 성장 동력을 저하시킨다. 이런 과정에서 그룹 경영의 새로운 리더들은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외부 M&A를 통해 적극적으로 활로를 모색할 것이다.
4차산업혁명을 통한 산업의 포트폴리오가 바뀌는 변곡점에 있다 보니 이 상황에서의 새로운 리더는 본인이 생각하는 비전과 전략을 새 그릇에 담으려 할 것이다.
그 그릇의 키워드는 변화이고 방법이 M&A이다. M&A라고 하는 시장은 변화 속에서 폭발적으로 커질 것이다. 당연히 M&A전문가가 필요하고 이러한 전문가를 발굴하는 전문가도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준비가 커리어케어에서 구축하고 있는 ‘M&A전문가 DB’인 것이다. 전문가는 전문가가 찾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