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가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의 양산공장을 짓기 위한 투자금액을 확보했다.
SKC는 산업소재(인더스트리소재)부문의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는데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사업의 본격화를 통해 흑자 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19일 SKC에 따르면 충북 진천에 투명 폴리이미드필름 양산설비를 짓는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18일 SKC는 2천억 원의 회사채 발행을 결정하고 509억 원을 투명 폴리이미드필름 양산공장 건설에 투자하기로 했다.
회사채는 22일 발행되는데 수요예측에서 모두 8600억 원의 주문이 몰릴 정도로 흥행한 만큼 투자자금은 사실상 마련된 셈이다.
SKC 관계자는 “계획대로 투명 폴리이미드필름 양산설비를 7월 완공하고 10월부터 양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C는 투명 폴리이미드필름 양산설비를 갖추면 생산규모 면에서는 업계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코오롱인더스트리를 단숨에 따라잡게 된다.
SKC가 짓는 양산설비는 연 100만 제곱미터의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을 생산할 수 있다. 7인치 디스플레이 기준으로 연 2천만~3천만 대의 접는 스마트폰에 공급할 수 있는 수준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확보한 생산량과 같은 규모다.
특히 SKC는 필름 생산 과정을 계열화했다는 점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를 뛰어넘을 조건도 갖췄다.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은 베이스필름에 하드코팅을 입혀 강도를 높여야 비로소 완성품으로 납품이 가능해진다.
SKC는 직접 베이스필름을 생산하고 자회사 SKCH&M(SKC하이테크엔마케팅)이 하드코팅을 담당하고 있다. SKC의 사업조직 안에서 투명 폴리이미드필름 생산의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셈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4월 일찌감치 양산체제를 갖췄으면서도 기술 완성도가 낮아 하드코팅을 외주에 맡기고 있는데 SKC는 차별화된 강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SKC는 앞으로 고객사 확보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의 주요 활용처로 거론되는 접는 스마트폰은 아직 보급이 본격화되지 않은 만큼 SKC는 고객사 확보 여부에 따라 시장 선점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20일 삼성전자의 접는 스마트폰 공개를 시작으로 23일 열리는 국제 이동통신 박람회에서 화웨이, 모토로라 등 글로벌 스마트폰회사들이 접는 스마트폰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정확한 출시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시장 조사기관 SA(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접는 스마트폰 보급은 2019년 320만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단 시장을 선점하고 나면 내년부터 본격화될 접는 스마트폰시장 확대의 수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명폴리이미드 필름의 성장 전망은 매우 높다.
SA는 접는 스마트폰 시장이 2020년 1360만 대, 2021년 3040만 대, 2022년 5010만 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SKC는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사업의 성공을 통해 산업소재부문이 적자를 탈출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SKC의 산업소재부문은 2018년 매출 1조840억 원, 영업손실 20억 원을 냈다. 산업소재부문 매출이 SKC 전체 매출의 39.2%를 담당했는데도 실질적 수익은 거두지 못한 셈인데 이런 부진이 2016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산업소재부문의 주력제품은 반도체기판용 폴리에스터필름이었는데 원재료 테레프탈산의 가격이 높게 형성돼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했다.
SKC 관계자는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은 산업소재부문의 적자 탈출을 위해 준비해온 미래사업 가운데 하나”라며 “이 사업의 성공이 산업소재부문의 흑자 전환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