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본사인 SC그룹의 지원을 등에 업고 SC제일은행 성장의 고삐를 죄고 있다.
박 행장은 좋은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자산관리(WM)부문에 초점을 맞춰 올해 SC제일은행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17일 SC제일은행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박 행장은 SC그룹으로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박 행장은 11년 만에 이뤄진 SC그룹의 지원으로 취임 이후 어느 때보다 든든하게 한 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C그룹은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SC제일은행에 자금을 투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1월에 10년 만기 원화 후순위채권 6천억 원을 발행하고 중간배당을 5천억 원만 받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1천억 원을 투자한 셈이 됐다.
박 행장은 SC제일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업계로부터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 행장은 2015년 취임 이후 1년 만에 저작에 허덕이던 SC제일은행을 순이익 2천억 원대를 내는 은행으로 바꿨다”며 “이번 SC그룹의 투자는 박 행장이 SC제일은행을 잘 이끈 결과”라고 바라봤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에 3분기까지 누적으로 순이익 2009억 원을 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2018년 순이익도 2017년 순이익인 2736억 원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정돼 3년 연속 2천억 원대 순이익을 거둘 것이 확실하다.
박 행장은 올해도 좋은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SC제일은행의 자산관리부문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산관리 전략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리액트(React)'로 정하고 자산관리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변동성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
박 행장은 이를 통해 전체 수익의 10% 수준인 자산관리부문의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이를 위해 모든 영업점에 개인금융(PB) 전문가를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부분 은행들이 고액 자산가들에게 초점을 맞추며 자산관리센터 중심으로만 개인금융 전문가를 배치하는 것과는 비교되는 전략이다.
SC제일은행의 지점을 찾는 모든 고객들에게 자산관리의 필요성을 설득하며 보편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제는 자산관리가 고액 자산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 고객들이 내놓는 소액의 자산도 자산관리 포트폴리오 시스템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모든 영업점에서 개인금융 전문가를 통해 안전하고 다양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