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이르면 올해 안에 인터넷은행을 출범시키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금산분리 규제와 금융실명제 등 인터넷은행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를 완화해 IT 기업들의 참여를 적극 끌어들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이 인터넷은행 설립에 참여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금융위, 올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금융위원회는 올해 안에 인터넷은행을 출범시키기로 하고 오는 16일 금융연구원이 주관하는 공개토론회를 연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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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 |
인터넷은행은 PC와 모바일 등을 활용해 예금수신과 계좌이체, 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을 말한다. 따라서 IT기업들이 인터넷은행 출범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길이 넓어진다.
금융위는 그동안 인터넷은행 도입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은행법에 명시된 금산분리 조항과 금융실명제에 따른 한계로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금산분리법은 은행이 기업들의 금고로 전락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로 일반 사기업의 은행사업 진출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금산분리 조항을 일부 완화하는 대신 자산 규모가 5조 원이 넘는 대기업집단의 인터넷은행 설립을 막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가 인터넷은행의 대출 대상을 개인과 일반 자영업자로 제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임종룡 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인터넷은행을 설립목적으로 하는 금산분리 규제의 경우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청문회에서 “인터넷은행 도입방안을 예정대로 오는 6월 말까지 내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또 실명확인을 위해 고객이 직접 은행을 찾아야만 했던 대면방식의 업무규정도 일정부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공인인증서나 핸드폰 문자메시지 혹은 ARS를 통한 본인확인 방법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인터넷은행이 예금과 대출, 지급결제, 펀드상품 판매 등 폭넓은 영역에서 은행사업을 펼칠 수 있게 만들려고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연구원 주관 토론회에서 여러 의견을 수렴한 뒤 정부의 구체적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은행법 개정과 관련된 절차를 고려했을 때 올해 안에 인터넷은행이 출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네이버 “안한다”, 다음카카오 “글쎄”
인터넷은행이 올해 안으로 본격 출범할 것으로 보이면서 다음카카오와 네이버 등 IT기업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네이버는 인터넷은행에 뛰어들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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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헌 네이버 대표(왼쪽)와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
네이버는 국내 금융시장에 이미 인터넷을 활용한 은행업무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는 데다 기존 시중은행들의 사업구조마저 견고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황인준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 인터넷을 활용한 사업이 이미 자리잡았다”며 “네이버가 인터넷은행에 진출할 가능성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알리바바의 예를 들며 핀테크사업을 장밋빛 사업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중국에서 알리바바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중국의 은행 시스템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일본에서 자회사 라인(LINE)이 펼치고 있는 ‘라인페이’의 국내진출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기본적인 수준의 쇼핑사업은 참여하되 핀테크사업으로 확장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반면 다음카카오는 네이버보다 전향적 시각에서 이 사업을 바라보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현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인터넷은행에 대해 참여할지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가 지난달 27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전자금융업’을 신규사업 목록에 추가한 것도 주목된다.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연말부터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와 모바일 전자지갑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핀테크사업에 적극적인데 이를 인터넷은행 진출로 확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구체적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고 인터넷은행에 대한 시장조사 수준”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