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인 D램 재고 소진을 위해 출하량을 크게 늘리면서 올해 내내 반도체업황 악화를 이끌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삼성전자의 D램 출하량 증가율 전망치가 SK하이닉스 등 경쟁사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삼성전자가 출하량 점유율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
삼성전자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D램 수요 증가율을 10%대 후반으로 추정하며 삼성전자의 출하량 증가율도 비슷한 수준인 10%대 후반에 맞출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았다.
SK하이닉스가 올해 D램 수요 증가율과 자체 출하량 증가율을 모두 10%대 중반으로 제시한 점과 다소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D램업황을 놓고 상대적으로 더 낙관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경쟁사보다 높은 수준의 반도체 출하량 증가계획을 밝힌 셈이다.
유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D램 재고량을 SK하이닉스보다 많이 쌓아두고 있어 올해 출하량 증가계획을 상대적으로 높게 세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D램 출하량이 지난해 4분기에 18%에 이르는 감소폭을 보인 반면 SK하이닉스의 출하량 감소폭은 2%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유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부터 쌓인 D램 재고를 적극적으로 소진하면서 메모리반도체업황이 올해 내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가 D램 재고 소진을 추진하면서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공급과잉과 가격 경쟁을 이끌 공산이 크다.
유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설비 투자를 축소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수요 자체가 의미있게 회복하지 않는다면 공급과잉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D램 평균가격은 2분기에 10% 넘는 하락폭을 보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사업 수익성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됐다.
유 연구원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페이스북 등 IT기업의 전체 서버 투자 증가율도 지난해 61%에서 올해 12~15%까지 낮아질 것"이라며 "서버용 D램 수요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