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가장 큰 짐이었던 대우조선해양을 정리하면서 앞으로 대우건설, 동부제철, 현대상선, KDB생명 등 자회사 정상화와 매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세우는 '구조조정 전담 신설법인'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다.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월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민영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이 회장의 지시로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설립을 추진했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안에 자회사 설립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도 세워뒀다.
산업은행은 새 법인 지분 100%를 보유하고 관리 감독만 한다. 최근 금호타이어 회장 자리를 고사한 이대현 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이 새 법인의 대표이사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또 산업은행은 산업별 전문가를 외부에서 뽑아 배치한다는 계획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산업은행이 자회사의 구조조정을 진행할 때마다 금융논리에만 치우쳐 산업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시달려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 역시 최근 언론을 통해 “시장 원리에 따라 구조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법인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신설법인의 최우선 과제로는 대우건설과 동부제철 매각이 꼽힌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과 동부제철 지분을 각각 50.75%, 39.17% 보유하고 있다.
동부제철은 이미 매각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 초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경영권 이전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근 예비입찰 제안서 마감 결과 KG그룹 등 3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KG그룹은 2003년 경기화학에서 KG로 회사이름을 바꾼 뒤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해 KG케미칼,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KG씨에스에너지 등 화학, 금융, 정보기술(IT) 분야의 자회사를 가지고 있다.
주요 인수후보로 꼽혔던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