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기대 이하의 판매성적을 거둔 ‘아이폰XR’의 실패에 대응해 2020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아이폰에 LCD 대신 중소형 올레드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용 올레드 패널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하는데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도 애플에 올레드 공급사로 진입할 기회가 넓어질 수 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2020년부터 아이폰에 LCD 패널을 탑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은 아이폰 디자인 변화에 유리한 중소형 올레드 패널을 모든 아이폰에 탑재할 것”이라며 “재팬디스플레이 등 LCD업체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2017년 출시한 아이폰X과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XS 시리즈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패널을 적용해 내놓았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아이폰XR은 재팬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이 공급하는 LCD 패널을 탑재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XR의 가격 경쟁력에 높은 기대를 걸었지만 실제 판매량은 출시 초반부터 기대치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상향 평준화로 세계 소비자들이 LCD 패널과 싱글 카메라 등 저가 부품을 탑재한 아이폰XR에 대체로 부정적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의 기대치를 크게 밑돈 아이폰XR 판매량 부진의 여파가 세계 부품업체로 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이폰용 LCD에 실적의 대부분을 의존하던 재팬디스플레이는 애플에 LCD 공급이 끊길 위기에 놓이자 대만과 중국 자본의 투자를 받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애플이 2020년 출시하는 모든 아이폰에 중소형 올레드패널을 적용한다면 당장 삼성디스플레이에 가장 큰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미 애플에 중소형 올레드 기술력을 검증받은 데다 갑작스러운 물량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와 같은 중소형 올레드 후발업체도 애플에 올레드 패널 공급사로 진입할 기회가 커질 수 있다.
애플이 중소형 올레드를 받는 물량을 크게 늘린다면 가격 협상력을 갖추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 이외 패널업체에서 올레드 패널 구매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부터 애플에 중소형 올레드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BOE도 이전부터 애플과 중소형 올레드패널 공급 가능성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