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투자 위험성이 높은 대기업 대출을 줄이는 대신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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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하나은행은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중소기업대출잔액 35조3258억 원을 기록했다. 외환은행은 중소기업대출잔액이 18조8533억 원에 이른다. 두 은행을 합치면 전체 중소기업대출시장의 약 10%를 차지한다.
이신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올해 1분기에 중소기업원화대출잔액을 지난해 4분기보다 2.9% 늘릴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에 상대적으로 대손비용이 더 많이 발생했던 대기업 대출은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해부터 중소기업 대출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중소기업대출잔액이 2013년보다 1조183억 원 증가했다. 외환은행도 지난해 중소기업대출을 2013년보다 7526억 원이나 늘렸다.
두 은행은 중소기업대출을 강화하면서 대기업 여신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대기업 여신을 합치면 모두 31조6천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6월 기준으로 34조6천억 원보다 약 3조 원이 줄어든 것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 2월 각각 기업투자설명회를 열어 대기업대출을 줄이고 중소기업대출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두 은행의 기업대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합치면 전체의 30%를 넘는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STX그룹, 동양그룹, 동부그룹 등 대기업 부실이 줄줄이 터지면서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정부가 기술금융 등 중소기업 지원을 늘린 은행에게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급증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통합을 앞두고 우량 중소기업대출을 늘려 재무건전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두 은행 간에 대출이 중복되는 대기업의 여신부터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