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반도체사업 실적을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서버를 포함한 주요 반도체 공급처에서 수요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지 않는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전에 벌였던 시설 투자 효과로 공급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문지혜 흥국증권 연구원은 21일 "2019년은 반도체업종 전체에 가혹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요가 언제 되살아날지도 불분명하다"고 바라봤다.
문 연구원은 D램 등 메모리반도체의 주요 수요처인 데이터서버 투자가 위축되면서 반도체업황 악화에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반도체 평균가격은 하반기부터 수요가 일부 회복되며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가격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주요 IT기업이 데이터서버 증설 경쟁을 멈추고 투자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까지 반도체공장에 공격적으로 시설 투자를 벌인 효과가 올해 점차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반도체업황에 부정적이다.
문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반도체기업이 시설 투자를 늘리면 공급은 1~2년 뒤 증가한다"며 "올해도 D램 등 반도체 공급이 늘어 가격 하락이 나타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일반적으로 메모리반도체 공급 과잉이 발생해 가격이 떨어지면 고객사의 수요가 늘어 업황 회복을 이끈다.
하지만 문 연구원은 현재 D램 등 반도체 가격이 여전히 고객사에 비싼 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수요 반등을 위해 가격이 앞으로 더 하락할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문 연구원은 "서버 고객사들이 반도체 구매를 늦추고 있는 데다 스마트폰 출하량도 올해 성장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요 증가의 가능성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15조 원, 영업이익 49조 원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2018년 추정치와 비교해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17% 줄어드는 수치다.
반도체사업부 영업이익이 2018년보다 21.5% 줄어들며 전체 실적 감소를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1조6천억 원, 영업이익 14조1천억 원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2018년 추정치보다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33% 줄어드는 것이다.
문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적절한 가격 대응과 재고 조절로 가격 급락을 방어하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