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소형 배터리공장을 증설한다.

원통형 배터리가 전동공구, 경전기 이동수단 등에서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로 적용범위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원통형 배터리의 미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원통형 배터리 생산설비 증설로 수요 대응에 적극

▲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부사장.


14일 LG화학에 따르면 전기차배터리로 주로 쓰이던 파우치형 배터리에 이어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이 10일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 1공장과 소형 배터리 생산공장의 증설에 각각 6천억 원씩 투자하기로 결정한 이유다.

이번 증설은 원통형 배터리 생산에 상당 부분 초점이 맞춰져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경전기 이동수단(LEV, 전기자전거나 전기스쿠터 등), 전동공구, 무선청소기 등에 쓰이는 원통형 배터리의 급속한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시장 조시기관 B3는 올해 원통형 배터리의 글로벌 수요가 60억 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원통형 배터리 수요는 2015년 23억 개인 점을 감안하면 연 평균 27%가량의 성장률을 보였는데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된다는 것이다.

LG화학은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의 안정성을 중요시해 기존 제품인 파우치형 배터리에 집중했는데 전기차 배터리시장의 수요가 파우치형에서 원통형으로 확대되자 2018년 1분기부터 원통형 배터리 수요 대응에 나섰다.

2018년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LG화학은 2021년 상용화가 전망되는 NCM811 전기차 배터리(니켈, 코발트, 망간을 8:1:1의 비율로 섞어 만드는 배터리)는 원통형 배터리로만 만들겠다고도 말했다.

LG화학은 현재 파우치형 전기차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아 BMW, GM,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회사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는데 조만간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도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LG화학 관계자는 전기차 버스용 원통형 배터리는 이미 지난해부터 공급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고객사 확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시장 점유율 1위 회사인 테슬라는 2020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중국 상하이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중국 상하이의 전기차 생산공장이 여러 곳의 배터리회사로부터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의 소형 배터리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이 상하이로부터 멀지 않은 난징에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테슬라가 LG화학을 납품처로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재규어-랜드로버나 중국의 몇몇 신흥 전기차회사들도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를 선호하고 있어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의 비중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전기차 배터리시장 조사기관 SNE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2016년 51.8% 점유율을 보였던 각형 전기차 배터리의 비중은 2017년 1월~11월 41.1%까지 떨어진 반면 원통형 배터리 비중은 같은 기간 32.9%에서 34.7%까지 늘었다.

LG화학이 원통형 소형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에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LG화학은 에너지저장장치를 만드는 데도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파우치형 배터리를 쓰고 있지만 동시에 각형 배터리와 원통형 배터리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김동명 LG화학 소형전지사업부장은 2018년 9월 한국 2차전지 콘퍼런스 2018(KABC 2018)에서 소형전지사업부가 각형 배터리, 원통형 배터리, 파우치형 배터리 등 3가지 배터리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응용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의 전지사업본부 매출은 2018년 3분기 기준으로 전기차 배터리가 45%, 소형 배터리가 43%, 에너지저장장치가 12%를 차지하고 있다.

소형 배터리는 LG화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기차 배터리에 버금가지만 시장 점유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B3에 따르면 LG화학의 글로벌 소형 배터리시장 점유율은 2016년 17.2%에서 2017년 16.9%로 낮아졌고 2018년에는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5%에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