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반도체업황 악화에도 실적에 막대한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D램 등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강력한 주도권을 지키고 있어 반도체기업들 사이 무리한 공급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반도체 공급조절로 수익방어에 긍정효과

▲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최근 날개 없이 추락하는 것처럼 보이고 있지만 반작용이 나타나 업황 회복을 이끌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기업들이 시설 투자를 축소하거나 늦추고 재고를 조정하며 반도체업황 회복을 위해 애쓰고 있는 데 이런 노력이 과거보다 더 효과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D램 등 메모리반도체시장이 일부 업체들의 과점체제로 더욱 굳어진 만큼 개별 반도체기업의 전략 변화가 전체 업황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이 전체시장의 절반에 이르며 강력한 주도권을 확보하게 된 점이 SK하이닉스 등 후발업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업황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후발업체가 무리한 공급 확대로 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을 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한껏 올라간 영향력에 반기를 들거나 다른 길을 걷고자 하는 업체의 수가 줄었다"며 "반도체 수익성을 보호하려는 전략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대폭 줄이고 시설 투자도 축소해 반도체 공급 과잉을 해소하고 수익성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단기간에 반도체업황 회복과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점이지만 점진적으로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센터 투자 부진으로 감소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올해 다시 늘어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과점체제인 D램시장에서 2위 업체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점도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2019년 중후반부터 반도체 수급이 안정화되면서 SK하이닉스가 중장기적 성장기회를 잡기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됐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7조5446억 원, 영업이익 15조8914억 원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2018년 추정치와 비교해 매출은 8.7%, 영업이익은 26.9% 줄어드는 수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