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를 인수하는 회사는 어디가 될까?
KB금융지주, 한화그룹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가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롯데카드가 사모펀드에 인수되면 신용등급 하락과 고용승계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8일 증권업계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롯데카드가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에 인수되면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기준으로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은 ‘AA/부정적’이다.
롯데카드는 신용등급에 롯데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1단계 상향요인으로 반영돼 있다.
롯데그룹보다 지원 역량이 떨어지는 회사에 인수되면 신용등급이 1단계 강등될 수 있다는 얘기다.
롯데카드의 인수후보로 꼽히는 회사들은 최근 KB금융지주, 한화생명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으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KB금융지주, 한화생명은 신용등급이 ‘AAA/안정적’으로 롯데지주의 ‘AA+/안정적’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데다 규모도 커 롯데카드가 인수돼도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카드가 금융지주나 한화그룹에 인수되면 계열지원 가능성 관점에서 오히려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사모펀드는 롯데카드를 다시 매각하기 위해 인수에 나서는 만큼 신용평가회사들이 사모펀드의 계열지원 역량을 롯데그룹보다 낮게 평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롯데카드를 인수한다고 해서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이 반드시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만약 투자없이 단기에 되팔겠다는 움직임이 보인다면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의 신용등급은 조달금리를 결정하는 기준이기 때문에 카드사 실적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
카드 수수료 인하 등으로 신용카드 업황이 나쁜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롯데카드는 심각한 실적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롯데카드가 사모펀드에 인수되면 고용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모펀드에 인수되고 다시 팔리는 과정에서 롯데카드 임직원 1730명을 두고 2번의 고용승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모펀드가 인수회사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설 수도 있지 않겠냐는 우려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이는 롯데지주와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임직원 보호에 무게를 두고 인수자를 찾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거리가 있다.
롯데카드 내부에서는 직원들이 사모펀드 인수와 고용 승계에 불안해 하고 반대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 직원들은 고용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은 사모펀드 인수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며 “고용 문제에 민감한 정부를 의식해야 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원들의 목소리를 그냥 넘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