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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 신일산업 회장(왼쪽)과 황귀남 노무사 |
선풍기 제조업체 신일산업의 경영권 분쟁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갈수록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
김영 회장과 경영진이 횡령혐의로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신일산업에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을 노리는 황귀남 노무사가 총공세를 펼치며 김 회장을 이사회에서 밀어내려고 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열리는 신일산업 주총에서 김영 회장의 재신임 안건의 통과가 불투명해 보인다.
경찰이 김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4명에 대한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로 수사한 뒤 최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기 때문이다.
경찰수사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회삿돈을 개인 유상증자 자금으로 사용하고 친인척 명의 부동산을 시가보다 비싸게 회사에서 사들이는 방식으로 회삿돈 수십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고발장을 접수해 신일산업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김 회장 등을 불러 조사를 벌여왔다.
신일산업을 적대적으로 인수합병하려는 황귀남 노무사는 “경찰의 경영진 기소의견 송치는 지금까지 수사만으로도 유죄입증이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황귀남 노무사는 최근 신일산업의 감사와 사내이사 지위에 있음을 확인하는 소송을 내는 등 법적 공방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황귀남 노무사는 신일산업 지분 16.4%를 보유해 김영 회장 측의 지분(14.22%)보다 앞서 있다.
황귀남 노무사는 신일산업 정기주총에서 김영 회장이 경찰수사를 받는 점을 앞세워 소액주주들을 모아 김영 회장을 이사회에서 몰아내려고 한다.
김영 회장도 반격에 나서 주주들을 끌어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일산업은 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3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줄이고 감사 보수한도를 2억 원에서 1억 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신일산업은 또 올해 이익잉여금 20억 원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고 사전배당 예약제를 실시해 주주친화적인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신일산업은 “적대적 인수합병 세력이 소액주주들을 위해 경영권을 가져오겠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욕심만 채우고 떠날 전형적인 기업사냥꾼”이라며 “이들의 주식에 대한 담보율이 90% 이상이라 정상적 기업운영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공격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