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이 GS칼텍스의 신사업들을 안착해야 하는 과제를 무겁게 안고 있다.
31일 GS칼텍스에 따르면 허 사장은 2019년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진행해 온 새 사업이 뿌리를 내려 정유부문 매출 의존도를 줄이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허 사장이 가장 신경을 써야할 부문은 올레핀 복합분해설비(MFC) 건설이다.
GS칼텍스는 지난 2월 여수에 2조6천억 원을 들여 70만 톤의 에틸렌과 50만 톤의 폴리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복합분해설비를 짓기로 했다. 2019년 착공해 2022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는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이 시설을 통해 연 영업이익 4천억 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석유화학부문에서 5207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부문 영업이익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GS그룹은 8월 20조 원의 투자계획을 내놓았는데 허 사장은 에너지부문에 쓰이게 될 14조 원을 올레핀 복합분해설비 건설에 우선적으로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
허 사장은 GS칼텍스의 바이오부탄올 상용화 계획도 이끌어야 한다.
GS칼텍스는 바이오부탄올을 일찌감치 새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낙점했다. 2016년 9월 시범공장을 착공해 2018년 상반기 가동을 시작해 현재 사업성 검증 단계에 있다. 상업 생산에 들어가면 연간 400만 톤의 바이오부탄올 생산이 가능하다.
바이오부탄올은 폐목재나 해조류 등에서 추출한 포도당과 박테리아를 이용해 만드는 알코올 연료로 바이오에탄올, 바이오중유와 함께 차세대 바이오연료로 꼽힌다. 연료뿐만 아니라 접착제나 각종 도료의 재료로도 쓰인다.
허 사장은
허진수 GS칼텍스 대표이사 회장 시절 첫 발을 뗀 모빌리티사업이나 주유소 활용사업 등을 실적으로 가시화해야 한다는 과제도 짊어지고 있다.
GS칼텍스는 18일 롯데렌탈과 손잡고 롯데렌탈의 차량공유 자회사 그린카에 350억 원을 투자했다. GS칼텍스가 보유한 주유소 인프라와 그린카의 차량공유 노하우 및 차량 이용 빅데이터를 결합해 모빌리티 거점을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GS칼텍스가 SK에너지와 손잡고 9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주유소 물류사업 홈픽과 12월 시작한 주유소 물품보관사업 큐부는 시행 기간이 짧아 아직 사업이 안정화됐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2016년 12월 자동차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서비스회사 카닥과 손을 잡고 시작한 주유소 활용사업은 올해 3월에야 경기도 일산에서 고급형 편의점과 카페가 결합된 형태의 주유소가 첫 선을 보이는 것으로 첫 걸음을 뗐다.
허 사장은 지난 11월27일 GS그룹의 2019년도 임원인사를 통해 GS칼텍스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허 사장이 GS글로벌에서 보인 사업 다각화 수완을 GS칼텍스에서 다시 한 번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허 사장은 2017년 GS글로벌 대표이사를 맡아 같은 해 4월 GS글로벌이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의 BSSR 석탄광 지분 14.74%를 GS에너지와 함께 사들이는 과정을 주도했다.
GS글로벌은 허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기 전까지 무역에만 집중하며 200억~300억 원대의 연 영업이익을 냈지만 허 사장의 사업다각화 노력이 빛을 봐 2017년 역대 최고 영업이익인 480억 원을 거뒀다.
GS칼텍스는 정유부문 의존도가 커 국제유가 등락에 따라 실적의 부침이 컸다. 2017년 기준으로 GS칼텍스는 정유부문의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의 67%를 차지한 반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각각 46% 수준이다.
증권가 분석을 종합해보면 정유회사들은 2018년 4분기 유가 급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정유회사들의 재고평가손실 합계가 1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