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이 좋은 일에는 탈이 나는 ‘호사다마’의 상황에 처해 있다.
한미약품이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공시하기 전에 이 정보를 유출해 한미약품 담당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가들이 부당이익을 챙기도록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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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 |
23일 증권가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19일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사와 7800억 원 상당의 면역질환치료제 기술수출 계약을 앞두고 주가가 급등해 미공개 정보유출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한미약품과 관련해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가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접수받고 기초사실을 검토한 뒤 조사하기로 했다.
미리 정보를 알고 주식을 샀다면 부당이득은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조사단은 우선 거래내역을 살펴본 뒤 주가가 폭증한 기간에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대거 매입한 점에 초점을 맞춰 조사하고 있다.
자본시장조사단은 관계자 조사를 통해 사전 정보유출에 따른 불공정거래가 있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혐의가 드러날 경우 검찰에 고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김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장은 “한국거래소가 이 사건과 관련해 심리중인데 심리결과 혐의점이 있다면 거래내역을 살피고 관계자 소환 등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의 주가는 지난 5일부터 11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3월 들어서만 주가가 200% 넘게 급등했다. 한미약품의 주가는 지난달 27일 10만7500원 이었으나 지난 20일 24만 원까지 올랐다.
한미약품 주가는 지난 12일 특별한 호재가 없었는데도 전날 대비 14%나 올랐다. 거래량도 평소의 10배 수준인 48만7959주로 급증했다. 그뒤 한미약품의 주가는 7거래일 상승했다.
한미약품은 일라이릴리와 기술수출계약을 1주일 뒤인 19일에 발표했고 19일 주가는 12일과 비교해 70% 이상 올랐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계약은 국내 제약회사의 단일 기술수출로 최대 규모였다.
한미약품 주가는 금융당국이 불공정거래 의혹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면서 23일 종가기준으로 20일과 비교해 7% 하락했다.
한미약품은 보유하고 있던 동아에스티 주식 23만1727주를 약 200억 원에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향후 연구개발 투자에 사용될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