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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TV 20주년 기념식에서 양휘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케이블TV가 어른이 됐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케이블TV사업은 1995년 3월 난시청 해소와 문화 다양성을 목표로 24개 채널로 시작됐다.
케이블TV는 2000년 통합방송법 제정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현재 200여 채널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케이블TV는 시청률에서 지상파에 뒤지지만 차별화한 콘텐츠로 지상파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케이블TV의 콘텐츠는 시청률과 상관없이 포털이나 SNS에서 동영상으로 소비가 확대되면서 대중문화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케이블TV 콘텐츠의 돌풍은 200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CJE&M은 그 중심에서 서 있는데 이제 지상파가 흉내낼 정도로 케이블TV의 콘텐츠를 성장시켜 놓았다.
◆ CJE&M, 케이블TV를 바꾸다
CJE&M은 케이블TV 콘텐츠의 트렌드를 만들어 내며 독보적 입지를 세웠다.
CJE&M은 현재 오락, 음악, 영화, 스타일, 애니메이션에 이르는 17개의 케이블TV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 채널이 드라마 tvN, 음악 Mnet, 영화 OCN, 온스타일, 올리브, 투니버스다.
1995년 케이블TV사업이 시작될 때 채널이 24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0년 통합방송법 제정 이후 채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이제 200개 이상이 됐다. 늘어난 채널의 수만큼 콘텐츠의 종류는 다양해졌으나 질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CJE&M은 케이블TV 콘텐츠의 차별화에 성공하며 2000년대 후반부터 콘텐츠로 지상파를 앞질렀다.
CJE&M은 케이블TV에서 ‘19금 코드’,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트렌드를 선도했고 스타 PD들을 영입해 실험적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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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영석 PD |
CJE&M은 2006년 tvN을 개국하면서 지상파와 차별화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냈다. CJE&M은 지상파에서 금기시했던 19금 코드를 바탕으로 새로운 장르와 형식들을 쏟아냈다.
CJE&M은 ‘독고영재의 스캔들’, ‘리얼스토리 묘’와 같은 페이크 다큐물과 같은 독특한 장르를 만들었다.
2007년 섹시 코미디, 공포물은 물론 사극까지 만들며 제작의 폭을 넓혔다. CJE&M은 tvN에서 최초의 시즌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최장수 토크 프로그램 ‘택시’를 방영했다.
CJE&M은 2008년 tvN을 종합오락채널로 개편했다. 그리고 시청자층을 확대하기 위해 대중친화적이며 젊은 콘텐츠로 전략을 바꿨다.
tvN 관계자들은 ‘재밌는 TV 롤러코스터’를 시청층 확대의 일등공신으로 꼽는다. 롤러코스터는 경쾌하고 발랄한 내용으로 전 연령대의 주목을 받았다.
CJE&M은 지상파가 모방할 정도로 새로운 방송 트렌드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2009년 7월 방송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는 국내 방송가에 오디션 붐을 일으켰다.
슈퍼스타K는 특히 시즌2의 경우 1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지상파를 처음으로 위협한 케이블TV 프로그램이었다. CJE&M은 이 프로그램으로 금요일 밤 11시 시간대를 개척했다.
CJE&M은 지상파의 스타 PD를 영입해 실험적인 프로그램을 만들 환경을 제공해 tvN을 더욱 성장시켰다. 신원호 PD의 ‘응답하라’ 시리즈와 나영석 PD의 ‘꽃할배’, ‘삼시세끼’, 김원석 PD의 ‘미생’이 대표적이다.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는 방송가에서 보면 ‘금토드라마’라는 새로운 편성법칙을 만들어낸 콘텐츠로 꼽힌다. ‘미생’은 기존 드라마 문법을 파괴한 혁신적 콘텐츠로 ‘응사’의 성공 이후 주춤했던 tvN 드라마의 저력을 보여줬다.
CJE&M은 나영석 PD를 2013년 영입해 tvN의 시청자 연령층을 더욱 확대했다. 나영석 PD는 ‘꽃보다’ 시리즈부터 ‘삼시세끼’까지 내놓으며 tvN을 10대부터 50대 이상 시청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채널로 만들었다.
최근 종영한 ‘삼시세끼 어촌편’은 금요일밤 10시 예능 전쟁터에서 14~1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동시간대 최강자로 올라섰다.
나영석 PD나 신원호 PD는 CJE&M의 케이블TV의 장점으로 “콘텐츠 제작환경이 자유롭고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에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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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생의 장그래역을 맡았던 임시완은 13일 케이블TV 방송대상에서 우수연기자상을 받았다. |
◆ 케이블TV가 낳은 스타들
케이블TV 20주년을 맞아 지난 13일 케이블TV 방송대상 시상식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 케이블TV가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가 된 이들이 집결했다.
tvN 미생으로 우수연기상을 거머쥔 임시완은 케이블TV가 낳은 대표적 스타다.
그는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로 데뷔했다. 2012년 MBC ‘해를 품은 달’에서 허염 역의 어린 시절을 맡아 연기를 시작했다. 2013년 영화 ‘변호인’에서 누명을 쓰고 고문을 당하는 진우 역을 소화하면서 배우로 알려졌다.
그러다 tvN 미생에서 장그래 역을 맞춤옷처럼 소화하면서 배우 인생에 획을 그었다. 미생을 계기로 그는 더 이상 아이돌 가수가 아니라 배우로 입지를 다지게 됐다.
그는 스펙 없는 2년짜리 계약직 사원 장그래의 불안과 그늘, 순수함을 미묘하게 표현해냈다. 시청자들은 그가 연기한 장그래를 보며 “가슴이 미어져 시선을 뗄 수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임시완은 미생 이후 50여 편 이상의 시나리오를 받고 차기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C부분 스타상을 받은 전현무도 케이블TV에서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는 수상 뒤 “케이블TV는 나에게 소중한 존재”라며 “KBS란 울타리를 나와 굶을 뻔 했을 때 tvN의 택시에 출연했다”고 말했다.
전현무는 “케이블TV에서 많이 활동을 하다 보니까 케이블가이라는 말도 있는데 기쁘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예능 프로그램의 MC로 활약하고 있지만 첫 사회생활은 2004년 YTN 앵커로 시작했다. 그는 2006년 KBS 아나운서로 이직해 일하다 2012년 9월 퇴사했다. 그는 KBS에서도 비타민, 스타 골든벨, 퀴죠쇼 삼총사 등을 진행하며 MC의 꿈을 키웠다.
전현무는 2012년 JTBC의 상상연애대전을 시작으로 2013, 2014년 진행한 히든싱어 MC로 주목을 받았다.
전현무는 “히든싱어는 나에게 선물과 같은 프로그램”이라며 “예능인만큼 웃기지 않지만 아나운서보다 웃기고, 아나운서만큼은 아니지만 정식 진행을 잘하는 나의 매력을 잘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지상파 KBS를 떠난 지 3년이 안 된 지금 그가 맡고 있는 고정프로그램만 8개다. tvN ‘뇌섹지대’, ‘수요미식회’, JTBC '나홀로 연애중’, ‘비정상회담’ 등에서 끼를 펼치고 있다.
◆ 케이블TV의 콘텐츠, 시청자 지갑을 열게 하다
케이블TV 채널의 콘텐츠는 시청자의 소비행태에도 영향을 미쳤다. 본방송을 놓치면 돈을 내고서라도 인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경우가 대폭 늘어났다.
IPTV 올레tv에 따르면 2014년 전체(지상파+케이블+종편) VOD 매출은 2013년보다 22% 증가했다. 특히 2012년에 비하면 무려 65% 성장했다.
VOD 매출성장에서 지상파보다 케이블채널과 종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올레tv에 따르면 2014년 지상파의 방송VOD(TV다시보기) 증감률은 2013년에 비해 25% 성장했다. 케이블과 종편은 같은 기간 54%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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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미생이 지난 13일 2014 케이블TV방송 대상을 받았다. |
케이블 방송과 종편의 VOD 매출을 견인한 콘텐츠는 무엇일까?
2012년 tvN의 ‘응답하라 1997’이 1위를 차지했다. ‘응답하라’ 신드롬을 일으킨 이 작품은 ‘응답하라 1994’로 이어지며 tvN의 막강한 드라마 라인을 형성했다.
JTBC ‘인수대비’가 2위에 오른 것도 주목할 만하다. JTBC는 이후 ‘궁중잔혹사’ ‘무정도시’ ‘밀회’로 이어지는 독자적 인기드라마 라인을 구축했다.
케이블과 종편의 드라마와 예능은 2012년 가능성을 확인한 뒤 2013년 날았다. tvN은 ‘응답하라 1994’가 큰 인기를 끌며 연간 VOD 매출순위 1위를 기록했다. 스타PD 나영석이 연출한 ‘꽃보다 할배’로 2위에 올랐다.
JTBC 역시 ‘무자식상팔자’ ‘궁중잔혹사’ ‘무정도시’ 등 예능과 드라마가 3~5위에 랭크되며 여전한 인기를 누렸다.
tvN은 2014년 ‘미생’으로 케이블 최강의 드라마채널임을 보여줬다. 원작만화를 옮긴 ‘미생’이 인기를 끌며 승승장구했다. tvN은 2012년부터 내리 3년 동안 케이블과 종편 VOD 매출순위 1위를 지켰다.
2위는 OCN이 선을 보인 하드보일드 범죄스릴러 ‘나쁜 녀석들’이 차지했다. ‘나쁜 녀석들’은 CJ E&M에서 tvN이 아닌 다른 채널도 드라마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3위부터 5위까지는 전년과 마찬가지로 JTBC가 모두 차지했다. ‘비정상회담’이 3위로 도약했고 ‘마녀사냥’이 4위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