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초대형 8K TV시장의 주도권을 삼성전자에게 내줄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치감치 8K OLED TV 내놓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데 8K로 갈수록 올레드 TV와 LCD TV 가격 차이가 더욱 벌어져 LG전자의 대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레드 TV의 화질을 바탕으로 8K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초고해상도로 갈수록 올레드TV의 화질 차이는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며 “8K 기술 완성도 측면에서 LG전자가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9월 말 유럽을 시작으로 10월 한국과 미국 등 세계시장에 8KTV를 출시했다. 8KTV는 최소 65인치부터 시작해 85인치에 이르는 초대형 제품으로만 구성됐다.
LG전자가 계획하고 있는 8K 올레드 TV 출시 일정보다 8개월가량 앞서는 셈인데 LG전자는 애초 4K 올레드 TV로 8K LCD TV 수요를 대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을 적극 앞세운 QLED TV가 판매량에서 올레드 TV를 빠르게 앞서 나가기 시작했고 초대형 8K QLED TV도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어 삼성전자가 LG전자보다 먼저 초대형 초고화질 TV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3분기 기준 QLED TV 판매량은 66만3천 대로 올레드 TV의 판매량 55만9천 대를 분기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IHS마킷은 “QLED TV가 최소한 2022년까지 올레드 TV에 판매량 추월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LG전자는 8K LCD TV보다 8K 올레드 TV를 먼저 출시하겠다는 올레드TV 집중 전략을 세우고 있으나 올레드TV의 비싼 가격과 공급량 확보의 어려움 등 경쟁력을 갉아먹는 문제를 빠른 시간에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전자 4K 65인치 올레드 TV 판매가격은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기준 최저가격 2298달러, 일반적으로 3300달러인데 반해 삼성전자 QLED TV 75인치 제품은 2천 달러 수준이다.
LG전자의 8K 올레드 TV가 출시되면 가격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
올레드 패널 기술은 아직 개발 단계로 70인치 이상 초대형 디스플레이와 8K급 초고해상도를 양산하는데 완성 단계인 LCD 기술보다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고 공급이 가능한 기업도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해 패널 확보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상황이라 LG디스플레이 또한 '올레드 올인' 전략을 조금 미루고 프리미엄 LCD 패널과 올레드 패널 두 가지에 집중하는 투 트랙 전략을 선택했다.
고화질의 대형 LCD를 프리미엄 TV가 시장 수요를 크게 끌어 모으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 결정인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보급형 중소형 LCD 패널 생산을 지양하고 하이엔드급 초대형, 고해상도 패널에 집중하고 있다”며 “8K급 LCD 패널은 2019년부터 양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TV 판매량 증가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프리미엄 QLEDTV 프로모션 확대가 주효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