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의 운용을 놓고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을 놓고 “풀다 만 숙제와도 같다”며 “지금은 서로 어디까지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선인지 논쟁하지 않는 확실한 선(Bright Line)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해 현행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의 명확성을 놓고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다.
국내 상장법인은 2011년부터 의무적으로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을 적용받고 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가 마련한 국제회계기준에 맞춰 국내 회계기준을 새롭게 정비한 것으로 그 전까지는 ‘한국회계기준(K-GAAP)’이 국내 상장기업들의 회계기준이었다.
한국회계기준은 '규정 중심(Rule-Based)'의 회계기준으로 회계 장부의 계정과목별로 상세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었지만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은 '원칙 중심(Principle-Based)'의 회계기준이다.
원칙 중심의 회계 기준은 최소한의 항목만을 규정해 세부적 부분에서 기업별 특성을 잘 반영하고 판단의 자유를 인정하는 장점이 있지만 판단 주체별로 회계처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최 회장은 “이해관계자들이 이견의 여지가 없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과거의 규정 중심(Rule-Based)의 회계 기준으로 돌아가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표준감사시간제도를 놓고 “올해 안으로 표준감사시간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며 “12월 초에 공청회를 마련하는 등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표준감사시간제는 감사 품질을 높이기 위해 외부감사를 받는 모든 기업들에게 표준감사시간을 준수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가 2019년에 작성할 ‘2018년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핵심감사제를 모든 상장사로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내년에 단계적 도입을 예고했다.
최 회장은 “감사시간을 늘리는 것을 단순히 비용의 문제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기업들의 회계 인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회계사 증원 계획을 놓고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최 회장은 “자료에 담긴 함의를 분석하는 것이 회계사의 주 업무가 될 것이고 사람이 할 수 있는 단순한 일들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회계사는 한번 자격증을 따면 서비스 라이프가 40년이므로 멀리 바라보고 회계사의 수급을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삼인회계법인에서 국내 회계법인의 첫 노조가 출범한 것을 두고는 “물론 법적으로 노조를 만드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회계사는 기본적으로 선배가 후배를 붙잡고 가르치는 '도제 시스템'인데 이런 시스템에서 왜 후배들이 노조를 만들게 됐나를 놓고 선배들이 자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