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제2롯데월드에 이어 서울 상암동에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무사히 건립할 수 있을까?
롯데그룹이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 추진하고 있는 초대형 복합쇼핑몰 건립을 놓고 지역 중소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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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상인들은 롯데그룹이 골목상권 침해 정도가 아니라 지역상권을 초토화할 수 있다며 건립을 막기 위한 실력행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복합쇼핑몰 확장을 통해 유통사업의 정체를 극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 상암동 복합쇼핑몰 건립도 그런 노력의 하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단지에 축구장 14개 크기의 복합쇼핑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상암 롯데복합쇼핑몰 영업면적은 3만3천㎡으로 백화점을 비롯해 대형마트, 영화관 8개관, 주차장 등이 들어선다.
상암 롯데복합쇼핑몰은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앞에 세워진다. 이곳은 지하철 6호선과 공항철도역, 경의중앙선이 지나고 있는 교통의 중심지다. 서울 마포구와 서대문구, 은평구는 물론이고 경기 서북부 지역까지 상권을 포괄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지역에 이미 전통시장과 대기업 유통매장이 빽빽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상암 롯데복합쇼핑몰 반경 1km 안에 마포농수산물시장, 2km 안에 망원 월드컵시장과 망원시장이 위치하고 있다. 반경을 5~10km로 넓히면 이미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기업형 슈퍼마켓이 116개나 된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이 복합쇼핑몰을 추진하자 지역 중소상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상인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반대집회를 시작했는데, 서대문구와 은평구 상인연합회도 참가하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 상인들을 비롯해 일부 시민단체들은 지난 4일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와 마포구에 롯데복합쇼핑몰 건립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비상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상암 롯데복합쇼핑몰은 골목상권이 아니라 지역경제 자체를 초토화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서울시와 마포구가 공청회와 상권영향평가 등을 실시해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롯데의 상암 복합쇼핑몰 건립은 서울 마포구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승인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 롯데그룹은 이 절차를 마치고 하반기에 쇼핑몰에 착공하려고 한다.
지역상인들의 반발이 확산되자 일부 서울시의원들도 상암 롯데복합쇼핑몰 착공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오경환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 의원은 10일 서울시의회 회의에서 “상암 롯데복합쇼핑몰이 개장할 경우 동네수퍼, 골목상권, 중소상인은 물론이고 서울 서북부지역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진철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의원도 “대기업인 롯데그룹이 지역과 상생의 대안을 먼저 제시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