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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잠수’를 탔다. 28일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전화기도 꺼놓은 채 캠프 사무실에도 출근하지 않았다.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가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컷오프를 적용해 양자대결로 가려다 3자대결로 입장을 바꾼 데 대한 반발이다. 몹시 화가 난 것처럼 보인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설마 경선을 포기하겠느냐고 보고 있지만 경선흥행으로 서울시장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에 차질이 빚어져 난감해 하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김 후보가 경선포기 단계까지 나가지는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김 후보가 정몽준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크게 떨어지고 있어 반전의 계기를 잡기 위해 '이벤트성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따라서 '칩거시위'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후보는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컷오프 없이 3자대결 구도로 갈 것을 결정한 뒤 모든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사무실 출근도 하지 않고 있다.
김 후보 캠프의 윤원중 특보단장은 이날 당사를 방문해 황우여 대표를 만나 당의 경선 관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적절한 대책이 없을 경우 경선일정 중단도 불사할 뜻을 나타냈다.
윤 단장은 당이 김 후보를 둘러싼 박심 논란을 유발하고 있다며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 조치 등을 요구했다.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시 경선 일정을 중단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도 함께 전달했다. 윤 단장은 "이런 경선을 계속 했다가는 후보가 상처받는 건 물론이고 본선에서 승리하는 후보를 만들어내는 경선이 안 되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며 "당의 잘못된 조치에 대한 분명한 설명과 해명, 관계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수반되지 않으면 저희로서는 경선일정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 캠프의 유성식 대변인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 후보는 당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당의 조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지켜본 뒤 일정재개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캠프는 일련의 사태에 대한 정확한 해명과 사과,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만든 책임자에 대한 문책과 조치를 요구했다"며 "당이 성의 있고 가시적 조치를 취할지 예의주시할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엄중한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상 경선 참여 포기를 내비치며 당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당 지도부는 김 후보 달래기에 나섰다. 황 대표는 "김 후보가 어떤 점에 대해서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 최고위원들과도 의논을 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당 공천관리위원회에도 전달해 엄정하고 중립적으로 공정한 경선을 꼭 이뤄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 캠프 쪽의 이런 움직임은 겉으로 당 지도부의 혼선과 무능을 내세우지만 속으로 공천관리위원회가 김황식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일대일 구도로 아닌 이혜훈 후보를 포함한 3자 대결구도로 결정한 데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후보 캠프는 친박인 이혜훈 후보가 친박 표를 나눠 결과적으로 정 후보가 유리한 결과를 낳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유 대변인은 "김 후보가 경선일정을 중단한 것은 단지 경선후보가 3배수로 확정됐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후보등록 시한연장, 원샷경선 결정 및 후보 3배수 확정 과정에서 나타난 당 공천위의 오락가락과 무원칙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었던 까닭“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성헌 전 의원은 공천관리위에서 3자 대결을 확정한 2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당 지도부와 공천위의 무원칙과 무능이 '특혜 후보' 오해를 불렀다며 당 지도부의 해명과 재발방지 조치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