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한 전 대법관이 사법농단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했다.
고 전 대법관은 23일 오전 서울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 “사법부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옳은 판결, 바른 재판을 위해 애쓰는 후배 법관들을 포함한 법원 구성원들에게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 고영한 전 대법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재판개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했다. |
그는 “사법부가 하루빨리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길 바랄 뿐”이라며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한 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박병대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한 뒤 재판부에 복귀해 올해 8월 퇴임했다.
그는 법원행정처장 시절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과 공모해 부산스폰서판사 비리 사건을 무마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고 전 대법관이 부산고법원장에게 직접 연락해 변론을 재개하고 선고기일을 미루도록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이 판사비리 수사에 관한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김수남 당시 검찰총장을 압박하는 방안을 만들라고 심의관들에게 지시한 정황도 파악했다.
고 전 대법관은 △정운호 게이트 수사 확대 저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사건 편파 진행 및 고용노동부 재항고 이유서 대필 △헌법재판소 정책 및 동향 수집 △헌재소장 비난 기사 대필 등과 관련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은 차한성, 박병대 전 대법관에 이어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전직 대법관 가운데 3번째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