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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8일 열린 '핫식스 영웅의군단 콜로세움 챌린지' 결승전에 500여 명의 유료관객이 입장해 모바일 e스포츠의 가능성을 열었다. |
e스포츠에도 모바일게임 바람이 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넥슨이 모바일게임 ‘영웅의군단’으로 e스포츠 대회를 성공시키면서 모바일게임도 e스포츠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넥슨은 이를 바탕으로 모바일 게임실을 사업본부로 승격하며 힘을 싣고 있다. 넥슨은 e스포츠 진출을 염두에 둔 신작 게임출시도 앞두고 있어 모바일 e스포츠사업을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달 8일 폐막한 '핫식스 영웅의 군단 콜로세움 챌린지'대회 이후 모바일게임의 e스포츠 진출을 더욱 확대하려고 한다.
넥슨은 이날 경기에 모두 500명 가량의 유료관객을 끌어모으며 모바일게임도 e스포츠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e스포츠가 ‘하는 게임’보다 ‘보는 게임’에 집중할 수 밖에 없어 PC용 온라인게임에 비해 단순한 모바일게임이 e스포츠로 성공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넥슨의 ‘영웅의군단’ 게임은 풀3D 화질로 구성돼 보통의 온라인게임과 비교해도 그래픽 성능이 밀리지 않는 데다 이 게임이 캐릭터를 선택해 유저들끼리 1대1로 대결할 수 있는 'PVP'(Player VS Player) 방식이어서 e스포츠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지난해 11월부터 아프리카TV를 통해 영웅의군단 게임대회를 열었다. 넥슨은 이 대회의 반응이 좋자 대회를 오프라인으로 옮겨와 총상금 1천만 원(우승상금 300만 원) 규모의 e스포츠 행사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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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 모바일게임 '영웅의군단' |
김철희 영웅의군단 게임PD는 “모바일 롤플레잉게임(RPG)의 강점인 캐릭터 1대1 대결 콘텐츠를 살려 수명주기가 짧은 모바일게임의 한계를 극복했다”며 “e스포츠를 통해 신규 가입자를 늘리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태곤 엔도어즈 상무는 “e스포츠의 핵심은 PC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등의 플랫폼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모바일게임을 활용한 e스포츠는 시공간 제약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강점을 지닌다”고 말했다.
넥슨은 올해 모바일게임 사업을 키우고 e스포츠 진출을 늘리기 위한 후속조치 마련에도 분주하다.
넥슨은 6일부터 기존 2개 팀으로 운영됐던 ‘모바일 게임실‘을 ‘모바일게임 사업본부’로 승격했다. 넥슨이 모바일 게임실을 사업본부로 승격시킨 것은 2012년 부서 설립 이후 3년 만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모바일기기의 사양이 점차 높아져가면서 PC온라인게임만큼 조작이 복잡하고 그래픽과 사운드가 뛰어난 게임들이 연달아 e스포츠 진출을 겨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 전체 게임시장에서도 PC온라인게임과 콘솔게임의 무게추가 모바일게임으로 완전히 기울어진 상황에서 e스포츠 시장에서도 그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분석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넥슨은 모바일게임이 보는 게임으로 가치가 떨어진다는 편견을 깼다”며 “이는 앞으로 e스포츠를 통한 게임홍보와 수익사업에 관심이 많은 모바일게임 업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이 그동안 PC온라인게임 자체 대회를 꾸준히 개최하며 대회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한 것도 앞으로 사업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e스포츠에 모바일게임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몇 번 있었지만 소규모에 지나지 않아 규모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넥슨은 PC온라인게임 자체 대회를 개최하면서 쌓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사업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넥슨은 올해 ‘타이탄’과 ‘광개토태왕’, ‘카트라이더 모바일’ 등 기대를 모으고 있는 모바일게임 10여 종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광개토태왕 게임과 카트라이더 모바일 게임이 e스포츠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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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주 NXC 회장 |
광대토태왕 게임은 엔도어즈가 개발한 게임으로 전략시뮬레이션 방식이다. 평균 진행시간도 5분에서 20분 사이로 e스포츠로 성공을 거둔 PC온라인게임과 큰 차이가 없다.
광개토태왕은 지난 1월 2차 비공개 테스트가 진행됐는데 1차 테스트에 비해 플레이 흐름이나 게임 UI 등이 한층 업그레이드돼 좋은 평가를 받았다.
카트라이더 모바일게임은 넥슨이 이미 2005년 PC온라인 게임이던 카트라이더 게임의 e스포츠 대회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어 모바일 버전도 이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곤 엔도어즈 상무는 “‘영웅의 군단’이 시도했던 이번 대회가 모바일 e스포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앞으로 ‘광개토태왕’ 등 신작들에서도 이런 의미 있는 시도들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