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LG V40씽큐’의 부진한 초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멀티플 카메라 기술력을 앞세운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출시 초반부터 문제점으로 제기됐던 높은 가격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 V40씽큐 초반 판매량이 저조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판매량 반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9월을 기준으로 스마트폰 327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35% 줄었다.
LG전자는 이런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세가 V40씽큐 출시를 계기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으나 V40씽큐 판매량이 생각보다 크게 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신규 라인업 출시에도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V40씽큐 부진의 이유를 가격에서 찾고 있다. 애초 100만 원이 넘는 V40씽큐의 가격이 흥행에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돼 왔기 때문이다.
V40씽큐는 전면 듀얼 카메라,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장착한 고사양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카메라 기술력과 가벼움, 무광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출시가격이 높게 책정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안드로이드 폴리스는 V40씽큐를 놓고 “많이 할인되지 않는다면 V40씽큐를 구매해야할 이유가 많지 않다”며 “V40씽큐는 좋은 휴대폰이지만 경쟁사들이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흥행도 낙관하기 힘들다. 아이폰XS 시리즈의 선전과 멀티 카메라를 탑재한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 등으로 경쟁이 더욱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G전자는 V40씽큐를 내놓으면서 5개의 카메라를 장착하는 등 고객의 요구에 맞춘 카메라 기술력 향상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 계획을 발표한 갤럭시A9는 후면에 최대 2400만 화소급 쿼드카메라, 6기가 램 등 높은 성능을 갖추고 있는데 반해 가격은 60~70만 원 사이로 추정된다.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한 하위모델 갤럭시A7의 출고가는 한국에서 50만 원가량으로 정해졌다.
LG전자는 V40씽큐의 가장 큰 장점으로 멀티플 카메라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는데 쿼드 카메라가 탑재된 갤럭시A9이 V40씽큐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면 판매량에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 스마트폰시장은 경쟁 심화, 교체 수요 정체 등으로 업황이 좋지 않다. 눈에 띄는 차별화 전략이 없다면 의미 있는 판매량을 보이기 힘들다는 말도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시장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방어능력을 갖춘 기업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업부는 천천히 체질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태”라며 “V40씽큐로 단숨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하기보다는 지속적 흑자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