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지주회사 두산을 통해 올해 첫 인수합병을 했다.
두산은 영국의 지게차 관리전문회사 러시리프트를 인수했다.
박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인수한 건설기계회사 밥캣이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화려하게 부활해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을 받쳐주는 것처럼 러시리프트도 두산에게 그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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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
5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 산업차량사업부(BG) 영국법인(DIVUK)이 영국 지게차 관리전문회사 러시리프트를 인수했다. 두산은 정확한 인수대금을 밝히지 않았으나 400억 원대로 추산된다.
러시리프트는 지게차 대여, 정비, 매매, 부품판매 등 지게차 관리 전반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1980년 설립돼 영국에 6곳의 지사를 두고 있다. 직원은 210명에 4500대의 지게차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500억 원, 영업이익 58억 원을 올렸다.
팀 와플스 두산 산업차량BG 영국법인 CEO는 “이번 인수로 두산의 다양한 제품군과 러시리프트의 지게차관리 노하우가 결합해 고객층을 넓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라함 홀리랜드 러시리프트 CEO는 “세계적 브랜드 두산을 등에 업고 새로운 성장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리프트 인수로 두산 산업차량BG 영국법인의 연간 매출은 5천만 파운드(84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두산 산업차량BG는 지게차와 부품 생산·판매를 담당하고 있으며 2011년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분리돼 DIP홀딩스에 속했다가 2013년 지주사 두산으로 흡수됐다. 두산 산업차량BG의 지게차사업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국내시장 점유율 52.2%, 해외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영국시장 공략을 위해 러시리프트를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국가들이 자국 브랜드 지게차 구매를 선호하는 반면 영국은 지게차 구매보다 렌탈이 활성화해 있어 진입장벽이 낮다. 영국에서 연간 3만 대 가량의 지게차가 렌탈로 운영되고 있다.
박근배 두산 산업차량BG 기획총괄 전무는 “두산 산업차량BG의 해외시장 가운데 영국시장 비중이 가장 높다”며 “유기적이고 전략적인 인수를 통해 사업을 성장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이 러시리프트를 인수해 제품 다변화에 따른 시너지도 예상된다. 지게차를 전문으로 하는 러시리프트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건설기계로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유럽시장 확대도 기대된다.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를 통해 2007년 밥캣을 인수했다. 밥캣은 2년 넘게 적자를 내며 두산그룹에 재무부담을 안겨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2010년부터 미국 부동산시장이 회복되며 밥캣도 흑자로 전환했다.
지금은 두산밥캣이 두산인프라코어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밥캣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8.6%, 71.1%나 된다. 그러나 북미시장에 비해 유럽시장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