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이 대통령 없이 해외를 방문하는 것은 2002년 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씨 이후 16년 만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10월21일 부인 김정숙씨와 함께 7박9일 일정의 유럽순방을 마친 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31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김정숙 여사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11월4일부터 7일까지 인도를 방문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11월5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모디 총리를 면담하고 코빈드 대통령 영부인이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한다. 11월6일에는 인도 아요디아에서 열리는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 행사와 디왈리 축제에 참석한다.
11월6일 행사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함께 한다.
김씨의 이번 인도 방문은 7월 문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 때 모디 총리가 인도의 전통 축제인 디왈리 축제와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을 함께 진행할 계획을 전한 뒤 행사에 한국의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모디 총리는 당시 문 대통령 내외에게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을 한국과 인도의 오랜 교류와 협력의 역사를 축하하는 의미로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허왕후는 고대 인도로 추정되는 아유타국에서 한반도로 건너와 김수로왕의 부인이 된 인물로 한국과 인도의 역사적 인연을 상징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문 대통령이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특별히 김씨가 행사 주빈으로서 참석해 주기를 요청하는 공식 초청장을 보냈다.
고 대변인은 “인도는 우리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의 핵심 협력 대상국으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은 인도와 관계를 더욱 발전하려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부인이 홀로 외국을 방문하는 것은 2002년 이희호씨 이후 16년 만이다.
이씨는 2002년 유엔 아동특별총회에 김대중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했고 그 외에도 중국 베이징, 미국 워싱턴, 일본 센다이 등 세 번을 더 대통령 없이 홀로 방문했다.
중국 베이징은 ‘한중 관광우호의 밤’ 참석을 위한 방문, 미국 워싱턴은 국가조찬기도회 참석을 위한 방문, 일본은 저서 일본어판 출판 기념회 및 대학 특별강연 등을 위한 방문이었다.
고 대변인은 “(이희호 여사 때와 비교해 볼 때) 이번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은 모디 총리가 디왈리 축제의 주빈으로서 참석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식 초청이 있었다”며 “인도 정부도 이번 방문을 국빈방문에 준해서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보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